세계일보

검색

문찬석 “검사 마친다”… 김웅 “늑대는 사료 안 먹어”

입력 : 2020-08-09 10:10:13 수정 : 2020-08-09 10:10:1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검찰 안팎에서 악평 받는 秋법무의 ‘8·7 인사’
문찬석 광주지검장. 연합뉴스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실망해 사의를 표명한 문찬석(58·사법연수원 24기) 광주지검장이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의 후폭풍이 거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SNS를 통해 “잘한 인사”라며 자화자찬을 했지만 검찰 등 법조계의 평가는 정반대다. 부장검사 출신인 미래통합당 김웅 의원은 문 지검장을 두둔하고 검찰을 대하는 추 장관 등 문재인정부 사람들의 나쁜 태도를 꼬집었다.

 

9일 검찰에 따르면 문 지검장은 전날(8일) 오후 ‘저는 이제 그만 검사직을 마칩니다’는 제목의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렸다. 그는 지난 7일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초임 검사장이나 보임되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발령이 나자 사표를 던졌다.

 

문 지검장은 그는 이 글에서 “그 많은 인재들을 밀쳐두고 이번 인사에 관해서도 언론으로부터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의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행태에 대해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이는 “특정 학맥이나 줄이 아닌 묵묵히 전문성을 닦고 상하의 신망을 쌓은 분들이 발탁된 것”이라는 추 장관의 자화자찬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지검장은 채널A 전 기자 이모(35·구속기소)씨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대해서도 ‘치명적 잘못’을 범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제가 검사 26년째입니다만, 강요미수죄가 이렇듯 어려운 사건인지 처음 알았다”며 “범죄사실은 단순한데 온 나라를 시끄럽게까지 하면서 수사팀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의혹을 생산해 내는 이런 수사는 처음 봤다”고 평가했다.

 

이어 추 장관을 겨냥해 “장관께서는 5선 의원과 여당 대표까지 역임하신 비중 있는 정치인”이라며 “이 참사는 누가 책임져야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문 지검장은 올해 초 검사장 회의에서 선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들이받은 것으로 이미 추 장관 눈밖에 났다. 이 지검장은 추 장관을 비롯해 현 문재인정권 핵심부에서 가장 아끼는 검사들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문 지검장은 검사장회의 석상에서 그런 이 지검장을 가리켜 “왜 검찰총장의 정당한 지시를 거부하느냐”고 윽박질렀다가 추 장관으로부터 “상당히 유감스럽다”는 경고를 받았다.

 

미래통합당 김웅 의원. 연합뉴스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의 저자로 유명한 통합당 김웅 의원(서울 송파구갑)은 문 지검장이 과거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으로 재직할 때 그와 함께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담당한 인연이 있다. 김 의원은 SNS 글에서 “여의도의 저승사자라고 했던 검사 문찬석은 가고 정권의 앞잡이, 정권의 심기 경호가 유일한 경력인 애완용 검사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을 겨냥해 “그래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권력의 횡포에 굴하지 않는 검사들이 더 많다”며 “늑대는 사료를 먹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애완용 검사들이 일시적으로 득세하는 듯하지만 결국은 늑대 같은 검사들이 나서 세상을 바꿔놓을 것이란 경고인 셈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