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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서 조사받기 전 ‘훈계’한 ‘피의자’ 임종석, 받은 뒤에는…

입력 : 2020-01-31 06:00:00 수정 : 2020-01-31 16: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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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간30분 조사… “새로운 내용 없더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서서 질문을 잠시 하지 말아달라는 손동작을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임종석(54)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11시간30분가량 조사를 받았다. 그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는 포토라인에 서서 “검찰이 좀 더 반듯하고 단정했으면 좋겠다”고 훈계했고, 조사를 마치고 귀가길엔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며 검찰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날 임 전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오전 10시쯤부터 오후 9시30분쯤까지 조사했다. 해당 의혹은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의 비위 의혹을 전격 수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로 알려진 송철호 현 시장의 당선을 이끌었다는 의혹이다. 당시 경찰의 수사 시점과 더불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행정관이 송 시장 캠프 관계자에게 김 전 시장 측의 비위를 제보받았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검찰은 최근 송 시장 등 의혹 관련자 13명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송철호 울산시장(오른쪽)과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 연합뉴스

검찰은 임 전 실장이 6·13 지방선거 당시 송 시장의 출마와 당내 경선 과정에 개입했다고 보고 이날 관련 사실관계들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송 시장의 측근인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에서 ‘VIP(문 대통령)가 직접 후보 출마 요청하는 것을 면목없어 해 비서실장(임 전 실장)이 요청한다’는 취지의 메모를 확보했다. 송 시장은 지방선거 전인 2018년 4월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 없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 검찰은 청와대 전·현직 인사들이 이를 도운 정황들을 포착하고 수사를 이어왔다. 임 전 실장은 일부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선거개입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모든 질문에 성실하게 설명해 드렸는데, 대체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었다”며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송 시장에게 지방선거 출마를 권유한 사실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으며, ‘(당시 송 시장의 유력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경선 포기를 대가로 자리를 제안했느냐’는 물음에는 “그런 사실이 없어서 분명히 설명을 했다”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또 검찰 조사과정에서 별다른 문제나 자신이 이의제기를 한 부분은 없었고, 검찰이 새로운 증거를 제시한 것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공개 출석한 30일, 중앙지검 청사에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 있다. 뉴스1

앞서 전날 공개 출석을 예고했던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하면서는 작심한 듯 검찰 수사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검찰총장 지시로 울산에서 1년8개월 간 덮어놓은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할 때부터 이미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됐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그 기획이 그럴듯해도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정말 제가 지방선거에 개입했다고 입증할 수 있나”라고 경고하며 “검찰은 어떤 기관보다 신중하고 절제력 있게, 남용함 없이 그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검찰이 반듯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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