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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여’ 성전환 수술받은 20대, 여대생 된다… 국내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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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30 16:46:39 수정 : 2020-01-31 10: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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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변호사’ 박한희씨가 롤모델”
서울 용산구에 있는 숙명여자대학교 정문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20대 ‘트랜스젠더’ 여성이 2020학년도 숙명여자대학교 신입학전형에 최종 합격했다. 국내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여성이 여대에 합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숙명여대는 트랜스젠더 A(22)씨가 2020학년도 입학전형에서 법과대학에 최종 합격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아직 숙명여대에 등록하진 않았지만, 평소 법에 관심이 많아 법과대학에 진학할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10월에 법원에서 성별 정정 신청이 허가돼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첫 숫자가 남성을 뜻하는 ‘1’에서 여성을 나타내는 ‘2’로 바뀌었다. 그는 이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뒤 숙명여대에 지원했다.

 

이번 사례는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대에 합격한 국내 첫 사례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A씨의 합격과 관련해 “학교 규정상 성전환자의 지원이나 입학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전례가 없어 아직 세부적인 지침에 대해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A씨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랜스젠더도 당당히 여대에 지원하고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저를 보면서 여대 입학을 희망하는 다른 트랜스젠더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트랜스젠더’ 박한희 변호사. 희망을만드는법 홈페이지 캡쳐

그는 국내 첫 트렌스젠더 변호사인 박한희(35) 변호사를 자신의 롤모델로 꼽았다. 박 변호사는 포항공대(포스텍)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건설회사를 다니다 2013년 3월 서울대 로스쿨에 입학했다. 이어 2014년 봄 커밍아웃을 하고, 성 전환 수술을 받았다.

 

박 변호사는 현재 성소수자 이슈 전담 변호사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A씨는 “박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기사들을 보면서 ‘트랜스젠더도 이렇게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부터 법에 관심이 생겼고, 이 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최근 남성으로 입대했다가 휴가 기간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뒤 계속 복무를 원했던 변희수(22) 전 육군 하사가 강제 전역한 일을 언급하면서 “우리 사회가 아직 트랜스젠더와 성 소수자 등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도 밝혔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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