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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이 떠난다”… 외상센터, 이국종 ‘빈자리’ 어떻게 메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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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20 15:44:48 수정 : 2020-01-20 16: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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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센터장 자리 물러나 센터 운영 관여 않겠다" 사임 의사 밝혀 / 센터장 사임 이후 닥터헬기 등 외상센터 운영 차질 불가피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 연합뉴스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가 ‘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외상센터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주대의료원 고위층과의 갈등이 사임의 주된 이유로 꼽히는 가운데 외상센터 설립 때부터 큰 역할을 해온 이 교수가 떠난다면 외상센터 운영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국종 “외상센터 일 안할 것…지난해 국감 때 이미 결정”

 

이 교수는 20일 한 언론을 통해 ‘조만간 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 센터 운영에도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달까지 해군 파견 상태로 근무 중인 이 교수는 내달 복귀해 센터에 출근하면 병원 측에 사임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외상센터장에서 물러난 뒤 아주대병원 평교수로 남아 치료와 강의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유희석 의료원장이 이 교수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붓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돼 양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교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병원 고위층 모두) 내가 그만두길 원하고 ‘너만 입 다물면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한다”면서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앞으로 외상외과 관련 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그는 최근 불거진 의료원장의 욕설 녹취 파문이 사임의 직접적 이유는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간 외상센터 운영을 둘러싸고 병원 측과 누적돼온 갈등이 주요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외상센터 문제를) 이야기할 때 이미 관두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외상센터의 인력 증원, 예산 지원 문제 등을 지적한 바 있다.

 

◆의료진 사기 저하·닥터헬기 먹구름… 이 교수 빈자리 클 듯

 

이 교수의 센터장 사임이 현실화할 경우 센터 운영은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아주대병원은 지난 2012년 ‘중증환자 더 살리기 프로젝트’(일명 석해균 프로젝트)를 도입해 중증외상환자 치료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에도 그해 권역외상센터 지정에서 탈락했다. 이에 이 교수는 경기도와 함께 꾸준히 아주대병원 재지정을 건의한 끝에 이듬해 보건복지부의 외상센터 지정 결정을 끌어냈다.

 

이후 지난 2016년 중증외상 환자를 위한 전문 시설을 아주대병원 본관 옆에 별도로 마련했고, 지난해 전국 16개 센터 대상 중증외상환자 수, 책임진료율, 전원사례 등을 기준으로 한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와 아주대병원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린 것에도 이 교수의 활약이 기여한 바 컸다. 이 교수가 사임한다고 해서 외상센터 지정 취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아주대병원의 외상센터 지정을 취소할 만한 법령이나 기준 등 위반 사례가 확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국종 교수가 지난해 10월18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다만 이 교수의 사임이 동료 의료진과 환자들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이 교수를 따르던 동료들의 사기 문제와 그를 보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닥터헬기 운용도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그간 이 교수가 닥터헬기 운용 과정에서 불거진 소음 민원에 대해 목소리를 내며 간신히 헬기를 운용해왔지만, 그가 센터장에서 물러난다면 소음 관련 민원에서 버텨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교수는 센터장 사임 의사를 밝히며 “이제 닥터헬기도 아주대병원에서 하기 힘들 것”이라며 “의정부성모병원 등 외상센터가 있는 다른 병원에서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닥터헬기는 지난해 11월 독도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 헬기 사고 이후 안전점검을 위해 잠시 운용이 중단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닥터헬기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방안은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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