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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외상센터 떠나는 이국종… “평교수로 조용히 지낼 것”

입력 : 2020-01-20 13:56:17 수정 : 2020-01-20 13: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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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복귀와 동시에 센터장 내려놓겠다" 사의 표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국종 교수. 연합뉴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를 이끌며 센터가 있는 아주대병원 고위층과 갈등을 빚어온 이국종(51) 교수가 끝내 센터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가 센터장으로 부임한 이후 국내에서 손꼽히는 외상센터로 자리잡은 경기남부외상센터의 앞날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 18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달 병원 복귀와 동시에 센터장직을 내려놓겠다”며 “앞으로 외상센터 운영에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 달 간 해군 해상훈련에 참가한 뒤 지난 15일 경남 진해군항으로 귀국한 이 교수는 다음달 1일 다시 병원으로 출근할 예정이다.

 

그동안 이 교수는 외상센터 운영 과정에서 병원 고위층과 갈등으로 여러 차례 괴로운 심경을 드러낸 바 있지만, 센터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교수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외상센터가 인력과 예산 부족 등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리기도 했으나, 병원과 정부의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그는 특히 부족한 병상을 추가로 배정받으려다 병원 측과 부딪쳤다고 알려졌다.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교수는 “병상이 없어서 얻으러 다닌다고 병원 원무팀에 찾아가 사정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14일에는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이 교수에게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X가 말이야. 나랑 한 판 붙을래?”라는 등 막말을 쏟아내는 녹취파일이 공개되며 병원 고위층과의 갈등이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 교수는 “(병원 고위층 모두) 내가 그만두는 것을 원하고, ‘너만 입 다물면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말한다”면서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앞으로 외상외과 관련 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야기할 때 이미 관두기로 정했다”며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외상센터 소속 의사와 간호사 등 동료 의료진을 향한 미안함도 드러냈다. 이 교수는 “헬기를 타는 게 힘들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매일 타라고 지시하면서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 인력을 반드시 증원시킨다고 약속했는데 못 지켜서 미안하다”며 “이런 것도 모두 내 책임이 크다”고 자책했다.

 

이 교수는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계 진출설이나 이직설 등에는 선을 그었다. 이 교수는 “정계다, 뭐다 자꾸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데 말도 안 된다”며 “그냥 평교수로 조용히 지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할 일도 많지 않을 것이고, 환자도 많이 줄어들 것이니 진료와 강의 등 평교수로서의 삶을 살아가겠다”며 “병원 정책에 최대한 맞춰주면서 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임 외상센터장에 대한 질문에 이 교수는 “병원장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고만 답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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