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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아픈 손가락' 2030대, 조국 후보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일상톡톡 플러스]

입력 : 2019-08-25 13:47:44 수정 : 2019-08-25 13: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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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아이 문제에 안이했던 아버지…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하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이 절반 가량 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5일 나왔다.

 

한국리서치가 KBS '일요진단 라이브'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직 수행에 '적합하지 않은 인사'라는 응답은 48%로 집계됐다. 

 

'적합한 인사'라는 응답은 18%였다. 아직 적합과 부적합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판단 유보'는 34%에 달했다. 

 

KBS '일요진단 라이브' 측은 "지난주 '적절 42%·부적절 36%' 조사 결과와는 정반대로 나왔는데 지난 1주일간 조 후보자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 특히 딸의 논문 및 입시 특혜 의혹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부적합한 인사'라는 응답은 모든 연령에 걸쳐 '적합한 인사'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다만, 2030대에서는 '판단 유보'가 '부적합한 인사' 응답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주요 의혹 중 가장 해명이 필요한 사안은 '자녀의 논문 및 입시 특혜 의혹'이라는 응답이 65%로 가장 많았다. 

 

'일가족 사모펀드 투자 의혹'의 해명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13%, '웅동학원 채무 관련 가족 간 소송 결과 의혹'의 해명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10%였다. '모르겠다'는 답변은 12%로 집계됐다. 

 

고위 공직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의 가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70%로,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 25%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층, 조국 후보자 적합 여부 '판단 유보'

 

조 후보자의 딸 특혜 입시 논란 등으로 청년층 이탈 가능성이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당정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말 사이 일부 대학에서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여론조사 결과에서 20대의 지지도 하락이 확인되면서 여권 전체가 청년 대책에 더욱 부심하는 모습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둔 민주당으로서는 주요 지지기반에 해당하는 청년 지지층 이탈 조짐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주말 사이 서울대와 고려대 등에서 열린 촛불집회를 거론하며 "생각보다 더 많은 학생이 모였다"며 우려를 표했다.

 

일부 조사 수치에서도 청년층 여론 악화 흐름이 확인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20대 지지도는 42%로 2주 전보다 2%포인트 내렸다. 부정 평가는 7%포인트 오른 46%로 집계됐다. 

 

당 청년미래연석회의가 지난 21일 청와대, 정부와 회의를 연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비공개로 열린 회의에서 당정청은 올해 청년 취업·주거·복지 등 158개 청년 부문 사업에 책정된 20조8000억원의 집행상황을 살피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 등을 확인했다고 복수의 회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與, 주요 지지기반 청년층 이탈 조짐에 긴장하는 모습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해야 할 구체적인 보완책도 논의했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전체 청년정책 예산이 어떻게 분배되고 집행되는지 파악하는 자리였다"며 "앞으로 집행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입법을 통한 청년의 정치참여 지원 방안이 당 지도부 차원에서 모색되고 있다. 기탁금 제도를 개선해 청년들의 선거 출마 '문턱'을 낮추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청년 출마자들이 기탁금을 돌려받는 기준을 낮추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 30세 이하, 또는 만 35세 이하 등 나이 기준에 따라 기탁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유효 득표율을 7∼12% 수준으로 낮추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연령에 관계없이 당선되거나 유효 득표율이 15% 이상일 경우 기탁금 전액을, 10∼15%의 득표율을 얻을 경우 기탁금 절반을 돌려준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의결해 내년 총선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내달 개최되는 당 주최 '정책 페스티벌'에도 청년정책을 대거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행사 준비위원장인 박광온 최고위원은 각 지역위원회에 청년들이 원하는 정책 아이디어를 수렴하도록 요청한 상태다.

 

청와대 역시 청년들과의 소통 행보에 나섰다.

 

청와대는 이달부터 여선웅 청년소통정책관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를 돌며 지역 청년들, 청년 활동가 등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대전과 경남 창원에서 청년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했으며 이후에도 전국을 돌며 소통 행보를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청년미래연석회의 의장인 김해영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청년들이 박탈감과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靑 2030대와 적극적인 소통 행보 나선 까닭은?

 

청와대는 25일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인사청문회를 열어 후보자에게 해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20대 여론이 안 좋은 것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언론들이 가짜뉴스와 일부 사실을 결합해 의혹을 확산시킨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것들에 대해 조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의혹과 사실을 밝혀야 한다"며 "그래도 해명이 안 됐다 싶으면, 국민 여론 등 해소하지 못한 의혹들을 종합적으로 해 (인사권자가)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권자가 최종 결론을 지어야 하는 것"이라며 "그게 정상적인 절차고 다른 후보자들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지금 여론의 문제는 분명 메이저 언론을 포함해 허위 사실을 보도하고 있는 데 있다"며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허위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과 한국당에서는) 허위 사실을 바탕으로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과장 또는 왜곡 뉴스를 통해 민심이 안 좋으니 조 후보자를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문회를 통해 지금까지 제기됐던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들이 다 해소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문제 제기들이 정당성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어서 한국당이 청문회 기회를 봉쇄하려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민주당에서 한국기자협회 등과 접촉해 오는 27일 '국민청문회'를 추진하는 데 대해선 "의혹을 언론에서 대부분 제기했으니 그것을 보도한 언론이 검증하는 것이 적합한 방법이라고 당에서 판단한 것"이라며 "여러 방식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사흘 간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선 "지금까지의 관례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그렇다면 조 후보자뿐 아니라 다른 후보자들도 청문회를 사흘 동안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사흘 한 적 없다"며 "그런 것들을 당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서 취재진에게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 하여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도 없다"며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이행하라는 국민의 뜻과 대통령님의 국정철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해 사퇴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조국 "고통스럽다고 해서 짊어진 짐 함부로 내려놓을 수 없다" 사퇴 의사 無

 

조 후보자 딸의 논문 제1저자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부실한 것으로 추정되는 논문을 가장 많이 펴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이 올해 발행한 '부실 학술 활동의 주요 특징과 예방 대책' 연구에 따르면, 체코 연구진이 2017년 국제 학술지 데이터베이스 스코퍼스(Scopus) 등을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이 부실 추정 학술지에 논문을 가장 많이 실은 나라로 파악됐다.

 

2013∼2015년 부실 추정 학술지 405종에 실린 논문은 총 15만4000여 개였다. 국가별로 분류하면 한국 논문이 약 5%로 다른 국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국을 제외한 170개 국가는 모두 국가 비율에서 2% 미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대부분 1% 미만이었다.

 

국제 학계에서 부실하다고 평가하는 학술지에 3년 동안 한국에서만 8000개에 달하는 논문이 실린 것이다.

 

한국연구재단 연구진이 체코 연구진의 분석을 토대로 현재 조사 가능한 부실 추정 학술지 160종을 다시 분석한 결과, 2013∼2018년 해당 학술지에 실린 논문 30만3567개 중 6.8%(2만601개)가 한국 논문이었다.

 

연구진은 "임용이나 승진, 실적을 위해 부실 학술지임을 알면서도 이용하는 연구자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학계에서는 그간 양적 팽창과 실적 내기에만 몰두하면서 윤리 문제는 도외시해온 탓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조 장관 후보자의 딸 조씨가 고등학생으로서 의학 논문에 참여하고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점을 두고 당시 교신저자(책임저자)였던 장영표 교수가 "유학 간다길래 제1저자로 해줬다"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말할 만큼 기본적인 저자 표기 체계조차 없는 것이 한국 연구윤리의 실태라는 것이다.

 

◆체코 연구진 "韓 부실 논문 가장 많이 낸다"

 

김환석 국민대 교수는 논문 '과학부정행위의 구조적 원인'에서 박사급 연구자 632명을 대상으로 2007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과반인 52.8%가 '부당한 저자 표시'를 가장 심각한 연구부정 행위로 꼽았다고 밝혔다.

 

'표절'(28.5%)과 '변조'(27.4%), '위조'(17.2%) 등 연구 내용에 부정이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부당한 저자 표시'라는 응답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20대는 85.7%, 30대는 65.8%가 '심각하다'고 답했지만 5060대는 '심각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55.6%와 58.6%로 더 높았다.

 

연구자 사회가 연령·직급에 따라 위계 구조로 이뤄져 있고, 상급자가 교신저자·제1저자 등 저자 표시에 관여하는 현실에서 하급자 입장에서 부당하게 느끼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치위생과학회 연구진이 2010년 치위생학교육자 171명을 대상으로 저자 표기에 관해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55.6%가 "지도교수가 저자를 결정했다"고 답하고 68.4%는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다른 사람을 공저자로 올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런 지적이 계속되자 교육부는 지난해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을 개정해 '연구결과물을 발표할 때 연구자의 소속·직위 등 저자 정보를 정확하게 밝혀 연구의 신뢰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올해 5월 발표한 '대학 연구윤리 확립 방안'에서는 연구부정 행위 조사 및 처벌 강화, 교원 업적평가를 양적 성과 중심에서 질적 평가 중심으로 전환, 학술지 논문 심사 강화 및 연구윤리 교육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학교·학회마다 다르고 인문·자연·이공계 등 분야마다 다른 '저자 인정 범위'(저자성·authorship)에 관해 정부 차원에서 개괄적으로라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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