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규제로 불거진 한·일 양국 국민간 신경전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일본산 제품 정보와 대체 제품을 알려주는 사이트 ‘노노재팬’이 국내에서 화제를 모으자, 일본에서는 한국산 제품의 불매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노노재팬 사이트처럼 몇몇 한국산 제품 목록이 적힌 포스터 이미지도 온라인상에 공유되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과거 한 우익단체가 “독도를 불법 점거 중인 한국산 제품을 불매해야 한다”며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누리꾼들은 실제 한국에서의 불매운동으로 인해 자국 업체들의 매출이 떨어지는 점에 주목하며 “우리도 얼마든지 한국 제품을 불매할 수 있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일본의 한 누리꾼은 “일본 오지 마라. 우리도 한국인 싫어한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그래도 일본산 카메라는 잘 쓸 거면서”라고 비꼬았다.
18일 일본의 ‘교토 애니메이션’(교애니) 스튜디오에서 60여명의 사상자를 낸 ‘방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방화는 한국인의 습성”, “최근 일·한 관계를 고려했을 때 한국인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는 등 주장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방화 사건 용의자는 다리와 가슴 등에 심한 화상을 입고 의식 불명에 빠져 현재 경찰 조사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일본 경찰은 용의자의 나이와 주소 등 기본 정보를 입수했음에도 공개하기를 꺼리고 있다.
최근 한·일 양국간 경제 보복 갈등이 심화되면서 이번 사건을 한국인과 연관 짓는 일부 누리꾼들의 행태에 현지에서도 비난 여론이 일었다.
한편 노노재팬 개설자 김병규씨는 같은 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강제징용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를 위해 사이트를 만들게 됐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할아버지가 17살 때 강제징용 됐다 최근에야 배상 판결을 받았는데, 본인 때문에 수출 제재 문제가 불거진 것 같다며 자책했다는 기사를 보고 마음이 아파 사이트를 열게 됐다는 것.
현재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김씨는 “감정적인 대응이란 말에 동의할 수 없다”라며 “지금 운동을 전개하는 국민들을 보면 매우 이성적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일본의 혐한 단체들이 하는 행동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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