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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공격받는 쿠팡, 혁신의 대명사 vs 이 시대의 이단아 [일상톡톡 플러스]

입력 : 2019-07-12 17:39:06 수정 : 2019-07-12 17:3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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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스타트업으로 업계에 첫 발을 내디딘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의 강자로, 최근 유통·제조 등 다양한 업계로부터 상당한 견제를 받고 있다.

 

이를 놓고 일부에서는 그만큼 쿠팡이 성장했다는 방증이라고 말한다. 일종의 성장통이며, 1등 견제를 위한 일련의 조치라는 것이다.

 

실제 최근 LG생활건강, 배달의민족 등은 쿠팡이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공교롭게도 해당 신고가 모두 한 달 안에 이뤄졌다.

 

쿠팡 관계자는 “우린 아직 현재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장해나갈 기업이다.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지도 않을뿐더러, 법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세계일보에 “각 업계의 기존 강자가 쿠팡을 집중 견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쿠팡이 거대한 위협으로 등장했다는 근거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이커머스는 물론 유통·제조업계 등으로부터 각종 견제받고 있는 쿠팡

 

쿠팡은 작년 한해 4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쿠팡의 대명사격인 ‘로켓배송’을 처음 시작한 2014년 이 회사의 매출이 3484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단기간 내 급속도로 성장한 기업이다.

 

그렇다면 정말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쿠팡은 우월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게 보기엔 무리가 있다. 하나 하나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LG생활건강은 매출 6조7000억원, 배달의민족은 거래액 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소매유통 부분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지난해 각각 매출 17조원을 넘겼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업계의 강자들은 이미 쿠팡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들이 쿠팡을 집중 견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쿠팡이 불공정행위로 ‘기득권의 시장 질서’를 망가트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쿠팡은 왜 공공의 적이 됐을까? "업계에선 기존 시장 질서 망가트리고 있다고 보는 듯"

 

실례로 LG생활건강은 공정위에 쿠팡이 물품 매입 협상 단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했다는 취지의 신고를 했다.

 

하지만 최근 드러난 문건을 종합해보면 LG생활건강은 쿠팡에 기존 시장의 매입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납품가를 책정했다. LG생활건강 입장에선 쿠팡이 우월적 지위를 가지더니 낮은 단가를 요구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쿠팡 입장에선 정상 가격을 찾아 고객에게 ‘최저가’를 선보이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하루 안에 배송을 마치는 ‘로켓배송’도 쿠팡 입장에선 고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두는 일종의 ‘혁신’이겠지만, 기존 유통업계 입장에선 막대한 투자 유치로 시장 질서를 흩트리는 ‘불공정행위’로 읽힐 수 있다.

 

작은 기업일 때는 '혁신의 상징'이지만, 막상 주류의 영역에 진입하고자 하면 기득권을 누리는 대기업이 견제에 나서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목격할 수 있다.

 

불현듯 현재 ‘국민 메신저’가 된 (주)카카오의 ‘카카오톡’이 떠오른다.

 

카카오톡은 과거 이동통신사들의 집중견제를 당했다. 대형 이동통신사들은 카카오톡 음성통화의 통화 품질을 일부러 낮추면서까지 영업을 방해했다.

 

한때 카카오톡이 기존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대체하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건당 요금을 부과한다는 루머까지 있었다. 무료 서비스인 카카오톡의 수익성 모델이 모호하다는 이유에서이다.

 

작금의 카카오는 구축한 강력한 플랫폼에 비즈니스 모델을 붙여 수익을 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네이버, 다음의 웹툰은 어떨까?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콘텐츠 산업 통계’에 따르면 웹툰,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은 전체 콘텐츠 수출 산업 중 12.4% 비중을 차지한다. 국내 콘텐츠 수출 산업은 선봉장이라고 할만하다.

 

다만 웹툰은 초기에 시장의 환영받지 못했고, 국내 만화책 출판과 동네 만화책 대여점 시장을 죽인다는 멍에를 뒤집어 써야만 했다.

 

웹툰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만화는 오히려 국내 만화 시장을 성장시켰다. 더 많은 사람들은 종이 보다는 온라인 화면으로 더 많은 만화 콘텐츠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웹툰이 '대형 사고(?)'를 쳤다. 만화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꾼 것.

 

우리가 흔히 기억하는 ‘공포의 외인구단’ 이현세 작가, ‘아기공룡 둘리’ 김수정 작가, ‘달려라 하니’ 이진주 작가는 웹툰의 등장으로 ‘마음의 소리’ 조석 작가, ‘패션왕’ 기안84, ‘신과함께’ 주호민 작가로 옮겨 갔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보다 쉽게 만화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시장 키우는 리더 vs 기득권 죽이는 황소개구리

 

그렇다면 쿠팡은 과연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공격적인 투자로 모든 시장을 장악하게 될까.

 

일각에선 쿠팡이 시장을 장악해 경쟁자를 물리치면 최저가 정책을 물리고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40%대를 자랑하는 아마존은 ‘마켓 파워’를 앞세워 더 저렴한 가격, 더 편리한 서비스로 꾸준히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미 한국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을 굳히는 동시에 점유율을 높이면서 더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고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경쟁사와 끊임없이 견제와 경쟁하며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 쿠팡 제공

소비자는 속칭 ‘바보’가 아니다. 항시 더 저렴하고 더 편리한 구매처를 찾기 마련이다.

 

쿠팡이 시장 우위를 선점해 가격을 올리고 고객을 등진다면, 쿠팡을 위협하는 또 다른 존재가 등장하고 소비자는 자연스레 쿠팡을 등지게 될 것이다.

 

최근 쿠팡을 둘러싼 일련의 이슈에 대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최종 선택과 판단은 소비자들의 몫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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