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방콕에 본부를 둔 유엔 아태경제사회위원회(ESCAP)는 동아시아 경제활동을 증진하고자 설립된 기구다. 주요 업무는 8가지로 구분되는데 에너지도 그중 하나다. 마이클 윌리엄슨 ESCAP 에너지국장(사진)으로부터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석탄 투자와 얼마 전 확정된 국내의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ESCAP가 아시아 에너지 전환에서 주안점을 두는 사안은 무엇인가.
“유엔은 2030년까지 모든 사람에게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목표(SDG7)를 갖고 있다. 여기에는 세 가지 접근방법이 있다. 각 회원국이 협의할 수 있는 중립적인 정부 간 플랫폼을 제공하고 각국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며 기술을 지원을 하는 것이다.
―한국 공적 금융기관은 동남아 석탄산업에 꾸준히 많은 돈을 투자해왔다. 어떻게 보는가.
“아시아·태평양의 많은 국가에서 석탄 의존도가 상당히 높고, 일부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재생에너지 설비를 세울 만한 공간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자국에 매장된 석탄을 계속 (값싸게) 이용하고 싶어서일 수도 있다. 그러나 파리협정 목표인 2도 상승 억제를 달성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최근 유엔 사무총장이 2020년부터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자고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석탄발전 감소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이제 석탄발전소가 신규 투자를 받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지난해 말 한 한국 기업이 필리핀에 폐플라스틱을 불법 수출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 이면에는 고형연료(SRF) 시장이 민원 등으로 인해 폐플라스틱을 처리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플라스틱은 석유로 만들기 때문에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SRF도 재생에너지로 분류되지 않는다. 사후처리방법(end of the pipe)으로만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생산-소비-처리 전 단계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 한국은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35%로 올리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달성하기 어려울 거라는 우려도 있는데.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재생에너지 비중은 그다지 빨리 늘고 있는 편은 아니다. 한국은 자동차 기술, 특히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다. 전기차가 정말 저탄소 혹은 제로탄소로 달릴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확장 전략을 함께 펴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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