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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속전속결 원하는 美, '빅뱅'식 북핵 폐기 전략 추진

입력 : 2018-05-14 18:37:43 수정 : 2018-05-14 22: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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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2020년까지 완결 목표/ ‘배드 캅’ 볼턴 ‘先 폐기 後 보상’ 요구/“모든 WMD 협상 테이블” 강경 입장
‘굿 캅’ 폼페이오는 ‘마셜 플랜’ 구상/ 北 체제보장·美 민간자본 투자 강조/“金은 똑똑한 사람… 세계 반응 주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다음달 12일 열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빅뱅’식 협상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첫 임기인 2020년까지 북한의 비핵화를 완결짓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번 회담에서 대폭발로 우주가 탄생하듯이 북·미 관계의 빅뱅을 시도할 계획이다.

트럼프 정부 외교·안보팀의 양 날개인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방송에 출연해 한반도의 안보 지형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는 속전속결식 해법을 제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굿캅’ 역할을 맡아 비핵화 이후 북한에 미국 민간 자본을 대거 투입하는 북한판 ‘마셜 플랜’ 구상을 드러냈다. ‘배드 캅’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기존 핵무기를 미국으로 반출할 것을 요구하면서 핵·탄도미사일·생화학무기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WMD)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배드 캅’의 경고

볼턴 보좌관은 취임 직전까지 대북 조기 폭격론을 주장해온 ‘슈퍼 매파’이다. 볼턴은 ABC방송과의 회견을 통해 북한에 제시한 비핵화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특히 ‘선 핵폐기·후 보상’이라는 리비아식 모델의 기본 틀을 북한이 받아들이도록 요구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트럼프 대통령 참모진이 대북 협상 목표와 압박 수위에 관해 합의를 보았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LAT는 “볼턴이 북한의 생·화학무기까지 거론하는 등 요구의 폭을 최대한 넓혀 놓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볼턴 보좌관의 제안대로 모든 WMD의 폐기 문제와 한국인·일본인 납치 문제 등을 제기할 수는 있으나 이번 회담에서는 어디까지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분석이다.

미국은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계기로 제기한 ‘단계적 동시 조치’ 비핵화 해법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볼턴 보좌관의 주장대로 ‘선 핵 폐기 후 보상’ 방식을 김 위원장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때문에 핵 폐기와 보상을 ‘일괄타결 동시이행’ 방식으로 절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굿 캅’의 선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CBS 방송 등과의 회견에서 비핵화 이후 북한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선 미국이 확실하게 북한의 체제를 보장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지도 않을 것이며 북한의 정권 교체를 시도하지도 않겠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미 김 위원장을 두 차례 만나 미국의 이런 입장을 구두로 전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한 빅뱅식 협상 전략에 따라 북한이 조기에 핵 폐기에 착수하면 미국도 조기에 대북 경제제재를 완화하고, 미국 민간 기업의 북한 투자의 길을 열겠다고 다짐했다. 또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북한에서 가장 시급한 전력난과 식량난 해소를 위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북 지원은 미국인의 세금이 들어가는 직접 지원 방식보다는 미국 민간 기업의 대북 투자를 통한 간접 지원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폼페이오 장관이 예고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대북 지원이 규모가 크고, 특별하다는 점을 김 위원장이 이해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의 김정은 인물평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김 위원장에 대해 “그와의 대화는 전문적이었다”면서 “그가 내용을 파악하고 있고, 북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성취하려 하는지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4월1일 방북해 김 위원장을 1차 면담한 뒤에도 김 위원장에 대해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는 똑똑한 사람”이라고 호평했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가 서방 언론의 보도를 지켜보고 있으며 아마 어느 시점에는 이 프로그램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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