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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北에 더 이상 속지 않겠다"…핵검증 직접 주도 의지

입력 : 2018-05-15 06:00:00 수정 : 2018-05-15 11: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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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군, 北 파견 구상 배경/IAEA, 군사시설 접근에 한계/美 국무·에너지부서 작업 주관/국방부·다국적군 지원하는 방식/北 속임수 쓸 시간 불용 포석도
미국이 북핵 폐기·검증 작업에 다국적군으로 구성된 대규모 군대를 투입하는 구상을 계획한 것은 북한의 핵시설·물질에 대해 조속한 시일 내 사찰·검증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물질·핵시설·핵무기 폐기·검증의 큰 축은 기본적으로 미국 국무부와 핵무기 연구와 개발·제조·실험을 관할하는 에너지부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와 에너지부 소속 대규모 핵 전문가들이 작업을 주도하되 국방부와 미군을 포함하는 다국적군이 지원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는 게 외교 소식통의 전언이다.

외교 소식통은 14일 “미국은 민감한 물질과 시설을 민간인이 들어가 확인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군 병력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며 “북한 전역에 북한이 숨겨놓은 핵시설과 핵물질을 파악하고 회수하기 위해서는 병력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관건은 북한의 진정한 핵 폐기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이 핵 폐기 과정에서 속임수를 쓸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는 확실한 방식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미국의 다국적군 투입까지 검토하는 배경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만 북핵 검증을 맡겨둘 수 없다는 판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IAEA도 당연히 북핵 사찰 작업에 참여는 하겠지만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IAEA가 주도하는 방식이 아닌 미국이 직접 주도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형태를 띨 가능성이 크다.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1992년 북·미 제네바합의, 6자회담 성과였던 9·19 공동성명(2005년) 및 2·13 합의(2007년)와 10·3 합의(2007년)에서 검증을 주관한 기관은 IAEA였다. 미국은 과거 북핵 합의 이행 과정에서 북한이 가동 중단하고 봉인했던 핵시설을 다시 뜯고 핵 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IAEA 사찰단을 추방한 경험을 기억하고 있다. 여기에다 근본적으로 IAEA는 군사시설 접근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한계로 거론된다.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북한의 거의 모든 핵·미사일 시설은 군사시설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IAEA가 사찰을 주도하면 북핵 검증 수준이 높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대규모 다국적군 투입을 염두에 둔 사찰·검증 방식을 추구하는 것은 속전속결의 북핵 폐기를 강조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과거 북핵 합의는 동결→불능화→신고→검증→폐기 5단계로 이뤄졌으나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 차원에서 이미 제조한 핵무기의 역외 반출부터 요구한 상태다.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검증·폐기 방식에 대한 타협점이 모색된다면 이번 북핵 검증 규모와 범위는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은닉 시설 및 정확한 보유량은 현재까지 추정치만 있을 뿐 북한이 실제 밝힌 적이 없다.

제임스 릴리 전 미국 국방부 차관보는 과거 북한이 북한 내 1만1000개 땅굴에 플루토늄을 저장한 핵무기 제조 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다는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아마노 유키야(天野之彌) IAEA 사무총장은 2016년에 북한이 영변의 제1 우라늄 농축공장 이외에 제2 농축공장을 건설하고 가동 중이라는 경고를 한 바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시그프리트 해커 박사는 지난해 12월 한국 방문 당시 북한이 영변의 제1 우라늄 농축공장을 확대해 4000여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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