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남궁영 행정부지사를 중심으로 차질없는 행정 수행의지를 밝혔지만 공무원들은 제대로 일손을 잡지 못하는 등 종일 패닉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충청남도 공보비서 6급 여직원이 안희정 도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6일 안 지사가 출근하지 않은 도지실과 비서실 문이 닫겨 있다. |
충남도청공무원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고 “도지사라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가 자신의 수행비서를 권력관계에 의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성폭행해 왔다는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가 안 된다”고 비난하고 “성역 없는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날 오전 8시20분쯤에는 안 지사가 생활하던 충남 홍성군 홍북면 용봉산 자락의 도지사 공관에 30대 민주당원이 야구방망이로 현관 유리창을 깨는 등 관사를 부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홍성군 홍북읍 용봉산 자락에 위치한 부지 2150㎡, 건평 231.08㎡의 충남도지사 공관은 평소 청원경찰 3명이 3교대로 24시간 근무하다가 이번 사건으로 청원경찰이 추가로 파견돼 3명이 공관을 지키고 있다.
야구 방망이에 깨진 관사 유리창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폭로를 접한 한 시민이 6일 오전 충남 홍성군 홍북읍 용봉산 자락에 있는 안 지사 관사에 침입해 유리창을 부수는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관들이 안 지사 관사에 출동해 있다. 홍성=연합뉴스 |
천안시에 사는 송모(52)씨는 “양반 고을 충청인의 얼굴에 먹칠했다”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홍성군민 이모(56)씨는 “충청 대망론으로 충남도민들의 많은 지지와 성원을 받았던 안 지사가 스무살이나 어린 여비서를 출장에 데리고 다니면서 성폭행했다니 경악스럽다”며 “이제 누구를 믿고 따라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오전 10시쯤 비서실을 통해 사임서를 제출했다. 도의회는 즉각 사표를 수리했다.
안 지사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수사는 일단 충남지방경찰청에서 진행되고 있다.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내사상태에 있으며 수사로 돌릴 수 없어 도청이나 도지사 공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 등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인 김지은 현 공보비서와 연락이 되면 언론에 보도된 텔레그램 메시지 등 증거를 제출받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는 안 전 지사의 사임으로 6월 지방선거에서 새 지사가 선출될 때까지 행정부지사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남궁 부지사는 “그동안 도청 조직이 시스템적으로 움직여 직원들과 일해 왔던 만큼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차질없이 운영될 것”이라며 “비상상황인 만큼 전 직원 모두 경각심과 책임을 갖고 일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피해자가 있다’는 김씨의 JTBC 뉴스룸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도차원에서 파악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홍성=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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