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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지역 먹칠"…도청공무원들 종일 패닉 상태

입력 : 2018-03-06 19:10:03 수정 : 2018-03-06 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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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역 격앙·분노 / 시민사회단체 “구속수사해야” / 안희정, 오전 비서실 통해 사임서 / 도의회, 통보받고 즉각 처리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수행비서를 도지사 공관에서까지 성폭행했다는 폭로에 충청지역 주민들은 충격을 넘어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충남도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남궁영 행정부지사를 중심으로 차질없는 행정 수행의지를 밝혔지만 공무원들은 제대로 일손을 잡지 못하는 등 종일 패닉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충청남도 공보비서 6급 여직원이 안희정 도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6일 안 지사가 출근하지 않은 도지실과 비서실 문이 닫겨 있다.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6일 긴급성명을 내고 “200만 충남도민을 대표하는 자가 권력을 이용해서 한 생명의 존엄을 짓밟다니. 더구나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고 나섰던 자가 아닌가”라며 “또 다른 범죄에 대한 증거인멸 개연성이 있어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충남도청공무원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고 “도지사라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가 자신의 수행비서를 권력관계에 의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성폭행해 왔다는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가 안 된다”고 비난하고 “성역 없는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날 오전 8시20분쯤에는 안 지사가 생활하던 충남 홍성군 홍북면 용봉산 자락의 도지사 공관에 30대 민주당원이 야구방망이로 현관 유리창을 깨는 등 관사를 부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홍성군 홍북읍 용봉산 자락에 위치한 부지 2150㎡, 건평 231.08㎡의 충남도지사 공관은 평소 청원경찰 3명이 3교대로 24시간 근무하다가 이번 사건으로 청원경찰이 추가로 파견돼 3명이 공관을 지키고 있다.

야구 방망이에 깨진 관사 유리창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폭로를 접한 한 시민이 6일 오전 충남 홍성군 홍북읍 용봉산 자락에 있는 안 지사 관사에 침입해 유리창을 부수는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관들이 안 지사 관사에 출동해 있다.
홍성=연합뉴스
주민들의 얼굴에서는 한때 지역 출신 대권주자로 여겼던 안 지사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교차했다.

천안시에 사는 송모(52)씨는 “양반 고을 충청인의 얼굴에 먹칠했다”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홍성군민 이모(56)씨는 “충청 대망론으로 충남도민들의 많은 지지와 성원을 받았던 안 지사가 스무살이나 어린 여비서를 출장에 데리고 다니면서 성폭행했다니 경악스럽다”며 “이제 누구를 믿고 따라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오전 10시쯤 비서실을 통해 사임서를 제출했다. 도의회는 즉각 사표를 수리했다.

안 지사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수사는 일단 충남지방경찰청에서 진행되고 있다.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내사상태에 있으며 수사로 돌릴 수 없어 도청이나 도지사 공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 등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인 김지은 현 공보비서와 연락이 되면 언론에 보도된 텔레그램 메시지 등 증거를 제출받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는 안 전 지사의 사임으로 6월 지방선거에서 새 지사가 선출될 때까지 행정부지사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남궁 부지사는 “그동안 도청 조직이 시스템적으로 움직여 직원들과 일해 왔던 만큼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차질없이 운영될 것”이라며 “비상상황인 만큼 전 직원 모두 경각심과 책임을 갖고 일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피해자가 있다’는 김씨의 JTBC 뉴스룸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도차원에서 파악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홍성=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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