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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톡톡 플러스] 미래없는 2030대 월세에 허리휜다

입력 : 2017-08-11 17:00:00 수정 : 2017-08-10 08: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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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집값은 올라도 걱정 내려도 걱정이다. 미래없는 2030대 월세에 허리 휘고, 3040대는 자식 뒷바라지에 허리 휘며, 4050대는 불안한 고용에 허리 휜다"며 "5060대는 캥거루족 자식 또 뒷바라지에 허리 휘고, 6070대는 폐지 줍는다고 허리 휘고, 7080대는 모처럼 다리 쭉 뻗고 저 세상 간다"고 말했다.

B씨는 "사람이 몰리는 곳의 집값이 올라가는 건 수요 공급 논리상 당연한 것"이라며 "이웃나라 일본을 봐도 도쿄 도심은 건재하고, 외곽은 유령도시가 됐다"고 밝혔다.

C씨는 "사람도 그렇지만 집도 나이를 먹는다. 수요가 있는 곳은 리모델링, 재건축, 재개발하면서 집값이 오른다"며 "수요가 없는 곳은 철거비용조차 나오지 않기 때문에 슬럼화되며 가격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D씨는 "일부 전문가들이 매년 집값 떨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국 안 떨어졌다"며 "지방은 떨어질지언정 서울은 떨어지는 게 아니라 잠시 휴식기를 갖는 것뿐이다. 온갖 통계와 정책 자체가 빗나가는 게 대한민국 주택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E씨는 "IMF 금융위기 시절 9억원짜리 아파트 7억원으로 떨어졌다고 좋아하던 사람들 지금은 그 아파트 11억원 줘도 살 수 없다"며 "정부가 앞으로 서울 주변에 대규모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를 조성할 계획이 없다면, 특히 서울은 재건축과 재개발을 거치면서 등락을 거듭하며 지금의 시세를 유지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여러모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주택가격이 고령화 문제로 급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의 오강현·안상기·권동휘 과장과 김솔·윤재준 조사역은 최근 '인구 고령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인구 고령화 진전은 중장기적으로 주택수요 증가세를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정도는 매우 완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장기간 하락한 일본과 비교해도 국내 주택 매매값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실증분석 결과 우리나라 주택수요는 작년부터 2035년까지 20년 사이에 29.1% 늘고, 연간 증가율은 작년부터 2020년까지 1.7%에서 2031∼2035년 0.8%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은 1991∼1992년 부동산 버블(거품)이 붕괴된 이후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 하락, '단카이(團塊)세대'(1947~1949년 태어난 베이비붐세대) 은퇴 등 인구구조 변화로 주택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주택가격의 누적 하락률은 약 53%나 된다.

◆日과 달리 韓 주택시세 하락 가능성 낮아

그러나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자산가격 상승률, 주택공급방식, 아파트 거래 비중 등에서 일본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1980년대 후반 금리 인하 등에 힘입어 경제가 호조를 보였고,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 1986∼1990년 도쿄 등 6개 대도시의 주택지가 상승률은 연평균 22.1%나 됐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근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었지만, 자산가격 상승률이 버블 당시 일본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 일본에서는 부동산 거품이 꺼진 뒤에도 1990년대 중반까지 5∼6년 동안 임대주택 등 주택공급이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우리나라는 주택공급 방식이 대규모 택지 개발에서 기존 주거지를 재건축·재개발하는 등 정비사업으로 변하고 있어 공급과잉을 초래할 가능성은 낮다.

한국은 유동성이 높은 아파트에 많이 거주해 상대적으로 주택 거래가 활발한 편이다.

2015년 우리나라 주택에서 아파트 비중은 59.9%다. 일본에서 거품이 붕괴하기 전인 1988년 30.5% 대비 2배 가량 높다.

아파트는 거주 편의성과 높은 유동성으로 매매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고령화 진전으로 중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 증가, 월세 선호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고령 1∼2인 가구가 늘고, 은퇴 후 주택자산 유동화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이들의 선호에 부합하는 중소형 주택 및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서울 지역의 주택규모별 신규 분양물량 비중을 보면 중소형(전용면적 85㎡이하)이 92.7%로, 2012년(49.0%)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

보고서는 "다주택 보유자를 중심으로 월세 임대를 통해 안정적 현금 흐름을 추구할 유인이 높아진 가운데, 청년 가구의 임차수요 등으로 월세 중심의 임대차시장 변화 추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고령화 추세, 지방 빈집 급증…슬럼화 가능성 ↑

고령화가 진행될 경우 지방을 중심으로 빈집이 늘어나면서 슬럼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빈집은 106만9000채로 전체 주택의 6.5% 수준이다. 특히 재건축 연한(준공 후 30년)이 도래하는 노후 아파트가 2025년까지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도시 및 지방에 소재한 주택은 사업성이 낮아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어렵고, 빈집이 급증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기존 주택 노후화 등에 대응해 빈집 활용 등 재고주택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도 부동산 버블을 거치면서 빈집이 전체 주택의 13%를 차지할 정도로 급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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