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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검찰의 홍만표 예우… 제식구 감싸기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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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29 18:41:54 수정 : 2016-05-29 18: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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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만표 변호사는 뇌수술을 받은 상태로,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포토라인을 꼭 지켜주십사 당부 드립니다.”

변호사법 위반과 탈세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검사장 출신 홍 변호사의 출석이 임박한 27일 오전 9시20분쯤 서울중앙지검이 출입기자들에게 전달한 부탁이다. 유력 인사가 검찰에 소환될 때 청사 앞에 등장하는 포토라인은 사진기자와 영상기자들이 자율적으로 설치하는 게 원칙이다. 이 같은 일에 검찰이 나서 ‘포토라인을 꼭 지켜 달라’ 신신당부를 한 것 자체가 몹시 이례적이다.

김태훈 사회부 기자
홍 변호사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도, 포토라인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것도 잘 안다. 문제는 다른 피의자들과의 ‘형평성’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옥시레킷벤키저 신현우 전 대표나 존 리 전 대표가 출석할 때 검찰은 포토라인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유별난 건 포토라인 준수 당부만이 아니다. 홍 변호사가 검찰에 나온 27일은 주말을 하루 앞둔 금요일이다. 언론, 특히 신문 입장에서 토요일은 뉴스 소비량이 평소보다 확 줄어든다. 전직 검사장에게 쏠린 여론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일부러 금요일을 택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드는 대목이다.

그러고 보니 같은 법조 비리에 연루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를 다룬 검찰 태도에도 마뜩잖은 구석이 많다.

지난 9일 밤 최 변호사를 체포한 검찰은 이 사실을 10일 0시 이후에야 언론에 알렸다. 결국 상당수 신문은 체포 소식을 10일자 지면에 싣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검찰이 최 변호사를 구속수감한 지난 13일 역시 금요일이었다.

검찰은 그냥 ‘우연의 일치’라고 둘러댈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다 한 번 눈에 띄어야 우연이다. 석연찮은 우연이 거듭되면 국민은 우연이 아니고 치밀하게 기획한 ‘필연’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김태훈 사회부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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