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 속 복고 열풍이 뜨겁다. 수년째 이어온 복고 열풍은 하나의 대중문화 트렌드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1980~90년대 추억의 가수들이 화제를 모으며 당시 음악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복고에 바탕을 둔 예능프로그램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무한도전'은 지난 4월30일 방송된 '토토가' 두번째 이야기를 통해 16년 만에 한무대에 선 젝스키스의 모습을 그려냈다. 방송 직후 젝스키스의 과거 히트곡이 음원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는 역주행 현상을 보이며 젝스키스에 쏟아진 관심을 증명했다. 여섯 명의 멤버가 우여곡절 끝에 한무대에 서는 순간은 팬이 아니더라도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고지용을 제외한 다섯 명의 젝스키스 멤버들은 이같은 열광적 반응에 힘입어 콘서트 등 구체적인 활동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YG엔터테인먼트가 젝스키스의 앨범 제작에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젝스키스를 향한 관심은 더욱 달궈지고 있다.
추억의 가수들을 소환하는 프로그램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들과 평범한 사람들이 콜라보레이션을 이루는 SBS 예능 '일요일이 좋다-판타스틱 듀오'에는 이선희, 변진섭, 조성모 등 8~90년대를 풍미한 국민가수들이 출연해 시청자의 복고 감성을 자극한다. 이와 함께 EXO, 빅뱅 태양 등 아이돌 가수도 출연해 신구 가수의 조화를 보여준 것도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지난 2015년 10월20일 첫 방송된 JTBC '투유프로젝트 슈가맨을 찾아서'는 매회 추억의 '슈가맨'과 쇼맨의 무대가 추억을 일깨우며 화제성을 주도한다. 가수 한경일, 노이즈, 현승민 등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가수들의 무대와 근황을 소개하며 아련한 감성을 깨운다. 최근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조사(4월25~5월1일) 결과,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2위(화제성 점유율 6.27%)를 나타냈다. 1위 '무한도전(화제성 점유율 12%)에 이은 결과라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예능에 앞서 90년대 추억에 기반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도 복고 열풍를 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응답하라 1998'에 흘러나온 OST도 인기를 끌며 들국화, 변진섭, 故 신해철의 명곡이 새삼 주목받기도 했다.
방송계 식지 않는 복고 열풍은 10대나 20대가 주소비층인 아이돌 위주의 가요계에서 윗 세대들이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방법으로 복고를 찾는다는 것도 이유가 되고 있다. 현란하고 빠른 템포의 아이돌 음악을 따라가지 못하는 기존 세대들이 익숙하고 친근한 음악을 찾다보니 복고 콘텐츠를 향유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기존 세대에게 그리움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복고 콘텐츠는 젊은 세대에도 새롭고, 편안한 볼거리이자 들을 거리로 인기를 얻으며 전 연령층을 아우르고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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