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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제훈 “이제 좀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입력 : 2016-04-30 14:24:57 수정 : 2016-04-30 16: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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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로 스크린 컴백


“군대 가기 전엔 마음이 급했어요. 남보다 늦게 일을 시작해 이제 겨우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나 싶었는데…. 그 관심이 오래 지속됐으면 했죠. 그래서인지 하루하루 흘러가는 게 아까워서 입대 전날까지 일을 했어요.”

배우 이제훈(32)을 처음 만난 건 2012년, 드라마 ‘패션왕’을 마치고 방송가와 영화계 블루칩으로 불리며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을 때였다. 신인다운 풋풋한 매력에다 시종일관 진중하고 겸손한 태도가 꽤 인상적인 배우였다.

그로부터 4년 후 만나게 된 이제훈은 군대를 다녀와서인지 미소나 행동에 여유로움이 묻어날 만큼 남자답고 늠름해져 있었다. 화제 속에 끝난 드라마 ‘시그널’ 속 프로파일러 ‘해영’이나, 곧 개봉을 앞둔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감독 조성희) 속 ‘길동’이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자연인 이제훈’으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4년 전에 비해 본인에게 달라진 게 있다면?”이란 질문에 그는 “좀 더 여유로워진 거요?”라며 미소를 살짝 지었다. 일(연기)에 있어 완벽을 추구하느라 놓치고 살았던 것들, 마음의 여유를 찾아가고 있다는 게 그의 답이었다.

“그때 저는 아마 작품 속에서만 존재하고 싶었나봐요.(웃음)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 건 당연한 거고, 작품 속에서 오롯이 그 인물이 되고 싶었죠. 그런데 지금은 일 외에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데 있어 마음을 열었다고 할까요. 제가 사실 웃기고 재밌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런닝맨’ 같은 예능프로그램에 나가는 것도 제겐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이었거든요. 지금은 많은 분들이 저의 자연스럽고 편한 모습을 원하신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젠 기회가 된다면 마음을 내려놓고 제가 먼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요.”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감독 조성희, 2016)


그에게 군대를 다녀온다는 건 단순히 ‘연기를 쉰다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일을 하지 못한다는 불안감에 입대일 전까지 일을 했다는 그는 “이제는 오래 연기하는 것만 남아있다”며 웃어 보였다. 너무 일 생각만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들 정도. 실제 한 가지에 몰두하길 좋아하는 그는 연기에 집중하다보니 연애를 해본지도 오래 됐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배우로서 한 스텝, 한 스텝 걸어 나가는 게 중요하겠죠. 그런데 너무 몰입하기보다는 좀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해요. 다양한 체험은 연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죠. 사실 배우가 되기 전에 연애했던 경험이 ‘건축학개론’ 찍을 때 도움이 됐는데, 데뷔 후에는 연애보다 일에 집중하게 됐어요. 솔직히 제겐 그게 더 중요했거든요. 그래서 그런가? 지금은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 섭외 자체가 잘 안 들어와요.(웃음) 다시 연애하고 싶은데 너무 오래 안 해서 그런지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이제훈은 오는 5월4일 개봉하는 ‘탐정 홍길동’에서 타이틀롤인 홍길동을 연기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가슴이 뛰었다고 했다. ‘한국에도 이런 영웅 시리즈가 나올 수 있구나’ 감탄하며 책장을 넘겼고, 어느새 그가 아니면 상상하기 어려운 호쾌하면서도 귀엽고 얼핏 보면 괴짜 같기도 한 홍길동 캐릭터가 완성돼 있었다.

이제훈은 “처음엔 잘 몰랐는데, 촬영을 하면 할수록 2편(속편)을 기다리게 됐다”고 야심(?)을 드러냈다. “아직 1편이 개봉한 것도 아니고, 2편 제작을 확정한 것도 아닌데…”란 지적에 그는 “영화를 찍으며 스스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고 기다려지는 부분이 많았다”면서 “아마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이렇게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영화를 기다리지 않으셨나 생각된다. 이런 훌륭한 미장센을 지닌 작품을 만난다는 건 영화인으로서 꿈만 같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탐정 홍길동’은 배우 송중기와 함께 2012년 ‘늑대소년’을 성공으로 이끈 조성희 감독이 선보이는 본격 ‘한국형 히어로’ 영화. 20년간 어머니를 죽인 원수를 찾아 헤맨 홍길동이 더 큰 악의 세력 ‘광은회’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고전소설 ‘홍길동전’에서 모티브를 따와 새로운 영웅 캐릭터를 탄생시켰고, 그 중심에 이제훈이 있었다. CG 등 후반작업 기간이 길었던 탓에 1년 만에 완성작을 볼 수 있었다는 그는 한국에도 ‘캡틴 아메리카’나 ‘아이언맨’ 같은 영웅이 등장하는 프랜차이즈 영화가 나오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한껏 내비쳤다. 그에게 앞으로 어떤 작품, 캐릭터에 참여하고 싶은지 물었다.

“작품이 아무리 허구라고 해도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 만큼은 실제 존재하는 사람이길 원해요. 캐릭터에 진실성이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어떤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죠. 지금 당장 도전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본격 액션영화? 물론 로맨틱 코미디도 좋아요.”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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