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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훈 안산온마음센터장 “트라우마는 ‘가려운 등’… 긁어주면 금방 시원해져”

입력 : 2016-04-10 19:53:43 수정 : 2016-04-11 00: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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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 ‘여태 우냐’ 웃으면 ‘뭐가 좋냐’
주위 시선 힘들어하는 피해자 많아
전체의 10%는 자살 우려 고위험군
“트라우마는 ‘가려운 등’과 같습니다. 누군가 가려운 등을 긁어주면 금방 시원해지는 것처럼 트라우마라는 상처를 회복하려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중요합니다.”

고영훈(사진) 안산온마음센터장은 10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온마음센터는 이름 그대로 생존자와 유가족, 희생자 시신 미수습자 가족 등 세월호 피해자들을 온 마음과 정성으로 돕기 위한 곳이다.

“울면 ‘아직도 우냐’, 웃으면 ‘뭐가 좋아서 웃냐’는 시선에 지역사회에서 살기 힘들다는 유가족의 호소가 있습니다. 유가족에 대한 오해나 비난은 트라우마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트라우마는 장기간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 상처나 충격을 일컫는데, 트라우마가 생기면 사회생활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조차 쉽지 않다.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인 고 센터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꾸려진 경기도·안산시 통합재난심리지원단에 참여하면서 피해자들과 인연을 맺었다. 센터는 같은 해 5월1일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로 문을 열었다.

고영훈 안산온마음센터장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상처를 회복하려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그는 이들 피해자와 ‘동반자’라는 신뢰 관계를 형성한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정부 예산을 지원 받는 기관(보건복지부와 경기도가 올해 예산 40억원을 절반씩 지원)이란 이유로 센터에 거부감을 갖는 이들이 많았지만, 직원들이 일일이 찾아다니며 진정성을 전하자 마음을 열었다는 것. 현재 센터와 관계를 유지하는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은 각각 955명, 21명이고 생존자의 경우에는 약 50명이다.

고 센터장은 “유가족이든 생존자든 자살 위험 등이 우려돼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은 전체의 10% 정도”라며 “나머지는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회복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위험군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압화나 냅킨아트 등 공예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그간 유가족들이 만든 공예품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참사 2주기 추모전 ‘다시, 봄’에서 전시된다.

안산=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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