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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왼손잡이는 악마라는 교사, 말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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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9-24 13:15:36 수정 : 2015-09-24 14: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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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클라호마주 오키마에 사는 아리샤 샌즈는 어느날 아들 제이드(4)가 오른손으로 그림 그리려 버벅대는 것을 봤다. 현지 초등학교 산하 유치원에 다니는 제이드는 왼손잡이다.

‘왜 제이드가 오른손으로 그림 그리려고 하는 거지?’

이상한 생각이 든 아리샤는 제이드에게 “지금 뭐하는 거니?”라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황당했다.

“왼손을 쓰지 않을 거예요. 유치원 선생님께서 왼손으로 그림 그리거나 글 쓰는 사람은 악마라고 하셨어요.”



아리샤는 기가 막혔다. 아들을 가르치는 유치원 선생님이 제이드에게 ‘왼손잡이=악마’라는 세뇌를 시켰다니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 길로 아리샤는 제이드의 선생님에게 보내는 편지 한 통을 썼다.

“선생님, 혹시 제 아들에게 ‘왼손잡이’인 것과 관련해 하신 말씀이 있었나요? 숙제하던 아들이 제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더군요….”

아들 편에 편지를 보낸 아리샤는 돌아온 선생님의 답장에 또다시 할 말을 잃었다.

“오른손잡이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70~90%에 달합니다. 왼손잡이는 그 나머지죠. 특히 서구권에서 왼손잡이는 불행하거나, 악마 같은 존재로 받아들여져요. 이는 15세기 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요. 고전문학에서도 악마는 왼손잡이로 묘사됐어요. 사람들은 악마를 쫓기 위해 소금도 뿌리죠….”



편지를 받아든 아리샤는 즉시 유치원 운영을 담당하는 상위 초등학교에 연락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해당 교사에 어떠한 조치도 내리지 않았다. 행동을 조심하라는 경고조차도 없었다.

아리샤는 미국 NBC 뉴스 계열사 KFOR에 “편지를 본 순간 가슴이 내려앉았다”며 “그런 미신을 가진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이드에게 오른손잡이를 강요한 교사는 어떠한 벌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학교 관계자는 “만약 학부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충격적인 일”이라며 “어느 아이도 자신이 왼손잡이라는 것 때문에 부끄러움을 느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계자는 교사 징계와 관련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kfor.com 영상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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