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선수들도 마찬가지지만 다른 외국인 선수들은 훈련할 때 농담도 섞고 장난도 치지만 아두치에게는 그런 것이 없다.
상대팀의 반가운 선수들과 수다를 떠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다른 용병들과는 달리 아두치는 야구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지난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아두치를 만났다.
아두치는 한국프로야구 첫해에 대해 "여전히 배우는 단계"라며 "경기장 안에서든, 밖에서든 한 명의 야구 선수로 성숙해진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KBO와 부산에서 야구하는 것이 즐겁다. 경기장에 나가서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물론 언어나 문화적 장벽이 있지만 이에 상관없이 한국 문화와 KBO리그에 대해 존중심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또 더불어 야구를 떠나 인성적으로도 코치뿐만 아니라 선수들, 취재진에 존중을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성실하다는 말로는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는 아두치를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는 바로 존중에 대한 욕구였던 셈이다.
롯데를 거쳐 간 많은 외국인 타자 중에서 아두치만한 용병을 찾기는 어렵다. 아두치는 잘 치고, 잘 달리고, 수비까지 뛰어난 만능용병이다.
롯데가 그나마 5위 싸움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원투펀치'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에 이어 또 한 명의 외국인 선수인 아두치가 4번 타자로서 필요할 때 터뜨려줬기 때문이다. 아두치의 득점권 타율은 0.361로 리그 전체 5위다.
더불어 아두치는 이미 롯데 구단 역대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며 올해로 34년째인 롯데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긴 선수다.
아두치는 현재 타율 0.316에 28홈런 103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 2개만 더 치면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할 수 있다.
롯데 외국인 타자 중 이 기록을 세운 선수는 딱 한 명으로 1999년과 2001년의 펠릭스 호세다.
현재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아두치의 활약상이 큰 조명을 받지 못하지만 팀 성적도 좋고 팬들의 관심까지 많았다면 아두치의 위상은 과거 호세만큼 열렬했을 것이다.
아두치는 "팀이 5강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지금이 바로 내가 야구를 가장 즐기는 시기"라며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다. 팀이 와일드카드로 가는 것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야구라는 게 경기 수가 많기 때문에 롤러코스터를 타기 쉽다. 우리 팀이 전반기에 부진하기는 했지만 5강에 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팀이라고 믿었다"며 "남은 2주 동안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롯데는 당연히 아두치와의 재계약을 원하고 있다. 아두치 역시 셋째를 한국에서 낳을 정도로 한국에서의 생활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어 재계약 전망은 밝은 편이다.
아두치는 "물론 롯데에 남고 싶다. 가족도 좋아하고 멋진 팬을 보유한 부산을 사랑한다"며 "다음 시즌에도 롯데에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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