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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선진국 자처하다 ‘국제 망신’

입력 : 2015-06-08 18:41:49 수정 : 2015-06-08 23: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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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외 지역서 가장 급속하게 전파…사우디 이어 세계 2위 감염국 오명…누적 사망자 수도 10명 추월 가능성
“‘메르스’가 아니라 ‘코르스’로 불러야 할 판이다.”

한국이 중동 지역 밖에서 메르스가 가장 광범위한 지역에 급속하게 퍼진 나라로 기록되면서 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단어에서 ‘중동’을 의미하는 ‘ME’를 빼고 한국의 약어(KO)를 붙여 코르스(KORS)로 이름을 바꿔 불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의료선진국을 자처했던 한국은 이번 메르스 사태를 거치면서 정부의 미흡한 대처로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있다.

한국의 메르스 사태를 예의주시하던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날 합동조사단을 파견, 메르스 전파 원인과 양상 등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다. 국제적인 질병 확산이나 잠재적으로 국제협력대응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당사국과 협력해 현장평가를 시행할 수 있다는 ‘국제보건규칙’에 따른 것이라고는 하나 한국의 후진적 감염병 관리실태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8일 현재 87명의 메르스 확진자가 나온 한국은 76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아랍에미리트(UAE)를 제치고 세계 2위의 메르스 감염국이 됐다.

메르스 사망자는 이날까지 총 6명으로 파악돼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UAE보다 적지만 말기암 환자를 비롯해 상태가 불안정하다고 판단되는 환자가 10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메르스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범정부메르스대책 지원본부를 방문해 상황실에서 메르스 대응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방역대책본부 전문가들에게 전권을 부여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도 한 자릿수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중동 바깥의 국가에서 메르스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퍼진 이유에 대해 정부 당국의 초기 환자 파악과 대응 실패, 국내 병원의 열악한 입원 환경, 격리 대상자들의 무분별한 행동 등을 꼽았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불안정한 상태라고 꼽지 않은 환자 중에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여전히 환자에 대한 파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오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84번 환자는 지난달 25∼28일 16번 환자와 평택성모병원의 같은 병동에 입원해 있다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확진자 판정이 7일에야 이뤄졌다. 6명의 사망자 중 3명은 환자가 사망한 뒤에야 뒤늦게 메르스 감염이 확인됐다. 다행히 아직은 지역사회로 전파된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고 메르스 감염이 병원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돼 메르스가 1000명 넘게 확산된 사우디아라비아 상황으로까지는 치닫지 않을 전망이다.

세종=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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