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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땅'에 고부가산업 수출… 경협 다변화 주춧돌 마련

입력 : 2015-03-08 19:46:11 수정 : 2015-03-09 05: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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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와 한계 따져보니 박근혜 대통령은 8일 낮(현지시간) 중동 4개국 순방 마지막 방문국인 카타르에서 이번 순방에 참여한 경제사절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중소·중견기업 대표 28명 등 48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는 애초 계획에 없었지만 경제사절단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순방 수행을 통해 상당한 실질적 성과를 거둔 노고를 격려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순방 기간 중 115개 우리 기업이 상대국 260개 기업과 총 489건의 상담을 추진했다. 그 결과 모두 44건, 8억7000만달러(약 1조원) 규모의 사업이 현장에서 계약을 체결하거나 곧 체결할 전망이다. 예상 밖 큰 성과가 나온 셈이다.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은 “이번 순방 최초로 추진된 방문국 기업과의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에 참여한 115개 업체 중 91%가 중소·중견 업체여서 이들이 제2 중동 붐 주역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카타르 문화교류의 밤’ 행사에서 국기원 태권도 시범공연 ‘비상’을 관람한 뒤 출연한 카타르 어린이 태권도 시범단을 격려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제2 중동 붐 가능성 열어


이번 중동 외교는 교류 다변화의 전환점을 마련한 것이 성과로 꼽힌다. 농업식품·보건의료·원전산업·금융투자·창조경제 등 분야에서 모두 44건 양해각서(MOU)가 체결됐고 중동 교류를 다변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최대 실적은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서 맺은 스마트 공동파트너십 및 인력양성 MOU 체결이다.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된 중소형 원전인 스마트는 공기로 원전 냉각이 가능해 내륙 국가에서도 안성맞춤이다. 특히 이번에 사우디와 맺은 스마트 관련 MOU는 일반 MOU과 달라 향후 실제 계약과 수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설명이다. 또 다른 성과로는 이슬람 문화권에 우리 식품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에서 국산 ‘할랄(Halal: 무슬림에게 허용되는)식품’의 중동시장 수출을 위한 첫 기반을 조성했다. 창조경제 모델 첫 수출, 병원·건강검진센터 운영 및 환자 송출 등 보건의료 협력 업그레이드 등도 성과로 꼽힌다.

◆샤일라 착용 등 이슬람 문화 배려도

박 대통령이 이번에 방문한 국가는 모두 중동 지역의 왕정국가라는 특징이 있다. 당연히 이들 국가와의 외교전에서 문화와 역사, 전통을 예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박 대통령이 지난 4일 사우디 건국의 상징인 마스막(Masmak) 요새와 국가 박물관을 찾은 것은 이를 고려한 일정으로 여겨진다. 특히 박물관 관람은 애초 방문계획에 없었지만 사우디 국왕의 권유로 갑작스럽게 잡힌 것이다.

UAE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했을 때 박 대통령이 이슬람 지역 여성이 머리에 두르는 스카프인 ‘샤일라’를 착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UAE 국민이 소중히 생각하는 그랜드 모스크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차원에서 착용한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통화에서 “한 번 만날 때마다 성과를 따지기보단 왕실 관계자와 친근감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왕위를 계승한 왕과의 회담과 새롭게 왕실 권력을 구축한 실력자들과의 면담은 향후 경제협력에서 좋은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도 “정상간 친분과 신뢰는 대중동 외교의 값진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보여주기식 외교 지양… 내실 주력


일각에선 경제외교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무리한 홍보는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제2 중동 붐이라는 외형적 성과에 몰두하다기보다는 인력 확보를 위한 중동 국가의 협력 유도, 현지 기업과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수익성 확보 방안 검토 등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순방에서 44건의 MOU가 체결됐으나 이는 정식 계약 전 상호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이어서 법적 구속력이 없다. 추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동될 수 있어 실제 계약으로 성사하기 위한 관심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중동 순방이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취임 후 중동지역 순방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5월 계획이 있었지만 세월호 참사 파장으로 UAE 원포인트 순방으로 축소됐다. 중동국가는 의사결정 구조가 권위주의적인 측면이 많기 때문에 더욱 정상외교가 중시돼야 한다. 서정민 한국외대 교수는 통화에서 “(박 대통령 취임 후를 보면) 수적, 양적으로 정상외교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중동지역 정상외교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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