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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개국 아우르는 경제권 건설”… 中, 新실크로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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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3-01 22:19:45 수정 : 2015-03-01 23: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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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2015년 외교 결정판 ‘일대일로’ 전략 박차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 구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대일로’란 중앙아시아로 진출하는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경제지대(一帶)’와 남부 지방과 바닷길을 통해 동남아·서남아로 향하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一路)’를 가리킨다. 3일 개막하는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 기간 중에 일대일로 청사진도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일대일로는 중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자 위안화 국제화를 가속시켜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를 뒤흔들 중국 외교의 결정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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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가동된 일대일로 프로젝트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 세계 60여개국을 아우르는 총 인구 44억명, 경제규모 21조달러의 메가 경제권을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중서부 등 지역 개발을 신세대 경제 동력으로 삼고 대외 자원 확보와 상품·자본·기술의 수출을 위해 일대일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중국의 전성기였던 당나라 시절 비단길(실크로드)을 재구성한 ‘실크로드 새로운 지도’를 보면 영역의 광범위함에 놀란다. 북쪽으로는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 훈춘(琿春)-옌지(延吉)-지린-몽골-러시아-유럽으로 이어진다. 또 다른 북쪽 노선은 베이징-러시아-독일-북유럽이다. 중부 노선은 베이징을 출발해 시안(西安)-우루무치(烏魯木齊)-아프카니스탄-카자흐스탄-헝가리-프랑스에 도달한다. 남부 노선은 취안저우(泉州)-광저우(廣州)-하노이-쿠알라룸푸르-자카르타-콜롬보-콜카타-나이로비-아테네-베네치아에 이른다. 중국은 고구려 출신 당나라 장수 고선지가 이슬람세계와 벌인 탈라스전투(751년)에서 패배하면서 무산된 서역 개척 열망을 일대일로를 통해 실현하려 하고 있다.

일대일로 전략을 제시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브레인들로 구성된 ‘일대일로건설공작(업무)영도소조’의 지휘 아래 중국은 이미 지난해 12월 ‘실크로드기금유한책임공사’를 설립해 400억달러(약 44조원) 규모의 실크로드기금 운영에 돌입했다. 지난해 11월 시 주석이 천명한 이 기금은 일대일로 주변국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28개 성의 3분의 2가 넘는 지방정부가 이미 지방 양회에서 일대일로 계획안을 제시한 가운데 이번 양회 기간에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15년 중국 외교의 결정판


일대일로는 적극성을 띨 올해 중국 외교정책의 키워드다. 중국 지도부는 올해도 친성혜용(親誠惠容:친밀, 성실, 혜택, 포용)의 외교이념을 통해 이웃나라를 중국과 운명공동체로 묶는다는 전략을 강화하는 양상이다.

이는 자유무역협정(FTA) 전략과도 맥을 같이한다. 중국 상무부장 조리인 왕서우원(王受文)은 “중국의 자유무역지대 전략은 일대일로와 함께 추진될 것”이라며 “상무부는 일대일로 주변 65개 국가와의 자유무역지대 구축의 중요성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대일로는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와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효율적으로 공략할 무기로도 평가된다. TPP가 시장 자유화, 지적재산권 보호, 정부나 국유기업 역할 제한 등 높은 수준의 조건 이행을 강조하는 반면 일대일로는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 있지 않은 게 특징이다.

일대일로는 ‘차이나머니’ 지원을 바탕으로 해당국 사회기반시설 투자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해당국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이유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아태 지역에서 맹주 노릇을 하려는 중국의 구상과도 더 잘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점에서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AIIB는 초기 자본금이 500억달러 규모이고 27개국이 참여를 선언했다. 중국은 올해 말 본협정 체결 때까지 회원국을 계속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AIIB는 미국과 일본이 이끄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대항마로 일대일로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일대일로건설공작(업무) 영도소조 조장을 맡은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가운데)가 당·정 간부들과 올해 중점 사업인 ‘일대일로’추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일대일로 주변국과의 협력도 활발하다. 이미 저장(浙江)성 이우(義烏)시에서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 이르는 화물열차가 운행 중이다. 또 중국이 운영권을 확보한 파키스탄 과다르항은 4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중국의 오랜 숙원이던 바닷길 중동 출구가 열리는 것이다.

일대일로는 자연스럽게 위안화 국제화와 위안화 경제권 출범도 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위상은 세계 5위지만 앞으로 ‘제3의 통화’로 불리는 특별인출권(SDR) 구성 통화 논의가 확대되면 미국 달러, 유로화와 견줄 만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베이징대 국제정치연구센터 왕융(王勇) 주임은 “위안화는 아시아 공통 화폐를 목표로 국제화가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대 국제상학원 쑨화하오(孫華好) 부원장은 “위안화 국제화는 일대로일로 전략 초기 시험 단계여서 단기간에 해당국이 사용한 전통적인 국제화폐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위안화는 서서히 국제화로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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