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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에 다리 꺾어진 기형 개구리 나오는 마을

입력 : 2015-01-20 17:55:28 수정 : 2015-01-20 17: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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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김포시 대곶면 거물대리의 한 주택가 옆 작은 수로에서 이상한 개구리가 한 마리 발견됐다. 왼쪽 눈이 하얀 막에 싸여 있고 왼쪽 다리는 기형적으로 꺾여 있었다. 주민들은 인근 금속 주물공장에서 나온 폐수가 기형 개구리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김포시 한 수로에서 발견된 기형 개구리. 한쪽 눈이 하얗고 다리가 이상하게 꺾여 있다. 주민들은 인근 주물공장에서 나오는 폐수가 기형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김포환경피해공동대책위원회 제공

20일 김포 주민과 환경단체에 따르면 대곶면·통진읍 일대에서 주택가 속 소규모 공장 난립 문제가 본격 제기되기 시작한 것은 2012년이다. 주민들은 폐수와 악취, 중금속 먼지로 인한 피해를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지만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김의균 김포환경피해공동대책위원장은 “120년 된 은행나무가 죽어가고 손 등에 백반증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다”면서 “그러나 김포시 등 행정당국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포시가 주민의 요구에 못 이겨 인하대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1차 환경역학조사에서는 주물공장 등 유해물질 배출시설 주변 토양에서 비소·구리·니켈·아연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주민 39명을 대상으로 한 혈액·소변검사에서도 망간, 니켈, 코발트 등이 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 특히 2004∼2012년 이 지역 사망자는 기대사망자 대비 2배, 암 사망자는 3배 많았다.
2013년 김포의 한 오염된 농수로에서 죽은 채 발견된 왜가리. 주민들은 인근 공장에서 나온 중금속 폐수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김포환경피해공동대책위원회 제공

이런 현상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소규모 공장의 입지 제한이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승인을 받아야 하는 공장의 크기가 200㎡에서 500㎡ 이상으로 완화됐다. 집단취락과 인접한 지역에는 개별공장 입지승인을 거부하는 규정이 있지만 유명무실하다. 그러다 보니 공장이 주택과 담 하나를 사이에 두거나 주택이 공장에 포위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김홍철 환경정의 사무처장은 “공장들이 폐쇄·사용중지 등 행정처분을 받고도 버젓이 가동하고 있다”면서 “특정대기유해물질배출시설은 무조건 허가를 받고 입지를 제한받지만 승인 당시에는 업체가 제출한 서류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피해가 발생한 뒤에나 특정대기유해물질배출시설이라는 게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주민과 환경단체 주장에 대해 김포시에 입장을 물었으나, 이윤성 환경보전과장은 “얘기해 봐야 좋을 게 없어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며 답을 피했다.

세종=윤지희 기자 phh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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