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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대한항공에 조사 맡겨-박창진 사무장, 회사 은폐 시도 폭로

입력 : 2014-12-18 07:40:53 수정 : 2014-12-18 13: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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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국토부가 대한항공 확인서 요구··· 회사는 이메일 삭제 지시" '땅콩 리턴'사건을 조사한 국토교통부가 주요사건 요지를 대한항공이 작성해 전달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상식에 반하는 조사를 한 것으로 밝혀져 대한항공 봐주기 조사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업계 등에 따르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의해 여객기에서 내쫓긴 박창진 사무장이 17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은폐 시도와 국토교통부의 어이없는 조사를 폭로했다.

특히 엄중하고 철저하게 사건을 조사했다는 국토부 말과 달리 박 사무장의 조사 때 ▲대한항공 임원을 동석시켜 객관적 진술을 불가능케 했고 ▲조사실을 외부와 철저하게 격리시키지 않아 말소리가 밖에서도 들리게 해 피조사자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했다.

특히 박 사무장은 "국토부가 대한항공을 통해 (나에게) 확인서를 받아오라고 했고, (확인서를)회사 관계자들 앞에서 작성했다”고 사실상 사건 경위 파악을 대한항공측에 맡겼음을 시사했다. 

박 사무장은 국토부 조사를 마친 뒤 다시 회사로 와 회사 관계자들 앞에서 국토부에서 썼던 사실 관계 확인서를 수정했다고 했다.

박 사무장은 "마치 초등학생이 선생님이 불러주는 대로 받아쓰기할 때처럼 약 10∼12회 정도 수정했다"고 분개했다.

이날 박 사무장은 사건 직후 대한항공이 직원들에게 최초 보고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린 사실도 공개했다.

박 사무장은 “(사건 다음날인) 6일 저녁 (인천공항에) 도착해 담당 상무로부터 최초 보고 이메일을 삭제하라는 명령을 저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자가 받았다”고 말했다.

또 국토부 조사의 전 과정에 회사가 개입했고, 자신은 회사가 정해준 답변대로 진술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 사무장은 국토부에 나오라는 통보를 국토부가 아닌 회사를 통해 전달받았으며 조사 2시간 전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답변에 대한 지침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 사무장은 “처음에 임원진이 먼저 브리핑을 하고 임원이 ‘맞잖아’, ‘이거지?’ 라고 물으면 예, 아니오로 답하는 식의 조사가 이뤄졌다”며 “조사실 내부의 모든 얘기가 밖으로 들려 내가 진술할 때에도 (진술내용이)밖에 있던 임원들에게 다 들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무장은 회사 간부가 “(국토부는) 검찰도, 경찰도 아니기 때문에 거짓 진술을 어떻게 할 수 없다. 우리말만 믿게 돼 있다”고 말한 사실도 털어놨다.

이런 까닭에 박 사무장은 "국토부를 믿을 수 없어 재소환에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감찰을 실시해 봐주기 조사가 있었는지 확인키로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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