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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위기의 한국경제'] 엔저 후폭풍… 한국 기업만 추락 '제3의 위기'

입력 : 2014-10-01 19:07:42 수정 : 2014-10-02 15: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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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실적·체감경기 악화 비상 엔화 약세(엔저) 등의 여파로 한국 기업들의 실적과 체감경기가 세계 주요국 중 꼴찌를 기록하는 등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세계 주요국 기업들의 경기 체감도는 나아지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만 악화되고 있다. 가속이 붙은 엔저에 서둘러 대처하지 않으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에 이은 ‘제3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수출기업 등을 대상으로 정책자금을 확대하는 등 엔저 비상 불 끄기에 나섰다. 

1일 기획재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한국의 기업신뢰지수(BCI)는 98.3으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해 통계를 낸 OECD 24개국 중 23위에 머물렀다. BCI는 6개월 뒤 기업경기를 전망하는 지표로 100 이상이면 경기 호전을, 100 미만이면 경기 하강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룩셈부르크(97.7) 한 곳뿐이었다. 문제는 OECD 회원국의 BCI 평균치는 지속 상승하고 있지만 한국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OECD 회원국 평균은 지난해 7월 100을 기록한 뒤 지난달에는 100.7로 상승했다. 반면, 한국은 2011년 6월 99.8로 전달 100에서 0.2포인트 하락한 뒤 39개월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올해 한국 기업의 이익증가율 역시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IBK투자증권 등이 세계 17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의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연초 대비 13.02% 하락해 주요국 중 가장 낮았다. EPS 전망치가 낮아진다는 것은 기업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는 뜻이다. 기업 실적 전망 악화 등의 영향으로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8.55포인트(1.41%) 내린 1991.54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을 내준 것은 지난 7월14일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세월호 참사 등으로 내수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경제성장의 다른 축인 수출로 버티던 우리에게 엔저는 남은 한 축마저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 상위 100대 품목과 일본의 수출 상위 100대 품목 중 겹치는 품목은 55개나 되고 이들 품목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54%를 차지한다. 엔저는 앞으로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 주요 금융사들은 1년 내에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로 추락할 것으로 예측한다. 정부는 설비 투자에 나서는 기업에 세제·금융 지원을 해주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엔저로 가격이 싸진 일본의 기계나 장치, 공장 설비 등을 수입하는 중소기업에 50% 상당의 관세 감면 혜택 등을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엔저 상황이 계속되면 일본과 주력제품에서 경쟁하는 한국은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967.66원을 기록, 지난 8월1일의 1007.96원, 9월1일의 971.68원에 비해 각각 40.3원, 4.02원이나 떨어졌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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