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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무능 여론에 밀려 하루살이 국회…앞날 깜깜

입력 : 2014-09-01 19:06:07 수정 : 2014-09-02 01: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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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개회 ‘원포인트 본회의’ 정기국회가 1일 개회하면서 하루짜리 ‘반짝’ 본회의가 열렸다. ‘식물국회, 빈손국회, 무능국회’라는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의식한 여야가 합의해 ‘면피성’이자 단발성으로 문을 연 것이다. 지난 6월24일 국회 상임위원장 선임을 위한 본회의 이후 69일 만이다. 여야는 3일 본회의도 개의하기로 했다. 본회의 자체가 불투명했던 전날 상황이었던 데 비하면 진전이지만 민생법안 등의 처리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놓고 이날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의 3차 면담이 소득 없이 끝난 데다 여야의 강경 대치 국면도 여전해 정기국회 파행 우려가 적잖다.

한달 만에 의원 선서 지난 7·30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국회의원 15명이 1일 본회의장에서 의원선서를 하고 있다. 일부 당선자는 인사말에서 세월호 특별법 대치와 관련해 “국회가 국민께 걱정을 끼치고 있다”, “수사권 보장하는 특별법을 보장하라”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재문 기자
◆힘겨루기 끝에 겨우 본회의

본회의에서는 철도 부품 제작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보고됐다. 또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의 임명 승인안이 표결에서 총 투표수 217표 가운데 찬성 183표를 얻어 무난하게 통과됐다. 아울러 정기국회 회기가 이날부터 12월9일까지로 결정됐다. 사실상 ‘비정치적’ 안건만 처리된 셈이다.

앞서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혁신공감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의장실로 불러 본회의 개의와 박 내정자 임명안 처리 등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박 위원장은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본회의 참석 이유와 송 의원 체포동의안 보고, 박 내정자 승인 건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설명하고 의원들의 박수로 추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이 본회의를 거부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참석한 것은 송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피한다는 오명을 뒤집어쓸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당내에서 온건파를 중심으로 한 국회 정상화 요구가 높아지고, 마냥 본회의를 거부할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3일 본회의는 송 의원 체포동의안과 권순일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 국한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이 정기국회 의사일정과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데다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의 3차 면담이 성과 없이 끝나 여야 대치 해소를 위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아서다. 민생법안 처리는 어둡게 됐다.

한 달 가까이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새정치연합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본회의에 참석했다. 김 전 대표는 당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짧게 답했다. 안 전 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정국과 관련해 “대표로 있을 때 세월호 문제를 잘 마무리 짓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與·野·政 신경전은 여전

본회의에선 여야, 야당과 정부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7·30 재보선에서 당선된 의원 15명의 본회의 인사말에서 여야 갈등의 골이 그대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이 “국회가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는 이유 중 하나가 국회 선진화법, 소위 ‘국회 식물화법’ 때문”이라고 지적하자 새정치연합 의원석에서 야유가 나왔다. 새정치연합 권은희 의원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 독립적인 수사권이 보장되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자리에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고함쳤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신임 국무위원 인사말에서 “민생경제 관련 법안을 빨리 통과시켜 달라”고 당부하자 한 야당 의원은 “국회에 계실 때는 뭘 하고 인제 와서 그러느냐”고 큰 목소리를 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방을 비운 박 위원장을 예고 없이 찾았다가 얼굴도 보지 못하고 돌아갔다. 2일 진도 팽목항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다른 사무실에서 회의를 진행 중이었던 박 위원장은 정 총리가 방문했다가 돌아갔다는 소식에 “(만나기로) 약속한 적이 없다”며 “왔다 가셨는지도 몰랐다”고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6월9일부터 매주 월요일에 진행됐던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은 이날로 2주 연속 파행했다. 현재로선 주례회동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것이지만 정기국회가 시작된 상황에서 소통창구가 없다는 것은 부담이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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