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등서 드러낸 정부 무능에 새 리더십 바라는 국민 열망 반영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소재로 만든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이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영화의 국내 1000만 관객 돌파는 ‘괴물’, ‘도둑들’, ‘7번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 ‘왕의 남자’, ‘태극기 휘날리며’, ‘변호인’, ‘해운대’, ‘실미도’에 이어 열 번째다.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명량’이 10일 오전 100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는 개봉 12일 만에 거둔 흥행 성적으로, ‘괴물’(2006)과 ‘도둑들’(2012)보다 10일이나 빠른 역대 최단 기록이다. 영화는 가장 짧은 기간에 100만(2일) 돌파를 시작으로, 200만(3일), 300만(4일), 400만(5일), 500만(6일), 600만(7일), 700만(8일), 800만(10일), 900만(11일), 1000만(12일) 관객을 불러들이며 역대 최단 기간 100만명 단위 관객 입장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아울러 오프닝 스코어(68만)와 평일 스코어(98만), 일일 스코어(125만)에서도 역대 최고 기록을 남겼다.
개봉 1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명량’을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이 10일 서울 용산의 CGV에서 표를 사고 있다. 이제원 기자 |
‘명량’의 흥행 요인으로는 지도자다운 지도자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정부의 무능에 무력감을 느낀 국민들의 대리만족 등이 꼽힌다. ‘명량’의 인기와 더불어 이순신의 리더십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영화는 모진 고문을 당한 이순신이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부임하면서 시작한다. 12척의 배와 나약한 병사들만 남은 상황에서도 이순신은 “신이 살아 있는 한 적들은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라는 자존감 넘치는 상소를 써 조정에 보낸다. 영화를 본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요즘은 왜 이런 분이 안 계시나” 등 이순신을 칭송하는 글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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