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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회정 자수…'매실밭 사망' 미스터리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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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29 18:25:21 수정 : 2015-01-20 21: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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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회정 자수에도 검찰 수사 난항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의 도피를 도운 양회정(55)씨가 자수하면서 유 회장 사망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풀릴지 주목된다. 검찰은 양씨를 통해 유 회장의 최후 행적을 캐낼 단서를 얻게 됐다. 그러나 양씨는 유 회장이 은신처 인근인 순천 시내에 외제차를 몰고 다녔다고 하는 등 의문을 더욱 키우고 있다.

◆자수 동기

양씨는 구원파 내에서 유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기 전부터 유 회장의 운전기사 노릇을 했고, 목수 출신으로 손재주가 좋아 뒷일을 도맡아 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양씨는 유 회장 계열사의 한 인테리어 업체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유 회장의 개인 집사나 다름없는 양씨가 29일 자수를 한 데는 언론보도와 검찰의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양씨는 유 회장의 여비서 신모(33)씨가 “누가 유 회장을 데리고 갔다”고 말한 데다 20억원 행방 미스터리가 불거지자 자기를 지목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게다가 유 회장 시신이 발견되면서 더 이상 숨어서 버틸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그는 자신이 유 회장을 살해하고 돈을 갈취한 것으로 몰고 가는 ‘여론의 덫’에 빠졌다고 판단하고 자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수에 대해 관용을 베풀겠다고 한 검찰의 공언은 그를 행동에 옮기게 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양씨 등의 행동

양씨는 자수 전날인 28일 금수원에서 한 시사주간지와 인터뷰를 했다. 지명수배자 신분으로선 이례적이다. 인터뷰에서 양씨는 “유 회장을 (5월)24일 마지막으로 봤다. 유 회장이 평소와 달리 빨리 가라고 했다. 난 유 회장에게 내일 안 들르고 모레 들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양씨 행적에서 미심쩍은 기간은 검찰이 ‘숲속의 추억’을 덮친 5월25일 밤과 그 이후다. 양씨는 25일 새벽 별장 인근의 구원파 건물인 ‘야망연수원’에서 잠을 자다가 검찰 수사관이 접근하는 것을 알고는 바로 전주로 도망쳤다. 양씨는 도망 직후 동서와 처제에게 “회장님을 (순천) 숲에 두고 왔다. 함께 구하러 가자”고 도움을 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양씨는 25일 전주의 한 미장원에서 염색했다. 양씨는 이후 금수원으로 돌아갔으며 검찰이 압수수색한 6월12일에는 자재창고에 은신했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금수원 관계자들에게 유 회장의 처지를 알렸다고 한다. 그러나 구원파는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유 회장의 교단 내 위치를 감안하면 ‘구출 작전’을 펼칠 법한데, 양씨를 비롯한 구원파 측은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양씨는 검찰에서 “구원파 관계자에게 유 회장이 고립됐다고 얘기는 했지만 별다른 조치는 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또 양씨는 순천에 내려간 날인 5월3일 당일 벤틀리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피처인 지방 소도시에서 주민의 눈에 확 띄는 고급 외제 승용차를 몰고 다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김엄마 2차 소환조사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명숙(김엄마)씨가 29일 재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이재문 기자


◆유병언 마지막 행적 미궁

검찰은 양씨를 상대로 유 회장의 도피 행각 경로를 집중 추궁했다. 유 회장은 4월23일쯤 금수원을 나가 안성 신명희씨 언니 집에 머물다 다음날 한모씨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후 유 회장은 5월3일 양씨가 모는 벤틀리를 타고 ‘야망연수원’으로 가 측근들과 밤샘 토론을 하면서 대책을 강구했다. 양씨는 별장 ‘숲속의 추억’ 은폐작업을 했다. 별장 안에다 커튼을 달고 현관문에는 자물쇠를 채워 안에 사람이 없는 듯 꾸몄다. 양씨는 또한 다른 구원파 신도에게서 건네받은 유기농 식품과 생수 등 유 회장용 먹거리를 전달하거나 다른 측근들을 별장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

유 회장은 ‘숲속의 추억’에 양씨가 만든 벽장 은신처에 숨었다가 5월25일 늦은 밤부터 26일 새벽 사이에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이에 양씨와 유 회장 간 연락 여부를 확인하는 게 수사의 핵심이다. 양씨는 “유 회장과 연락하지 않고 혼자 도망쳤다”면서 “유 회장이 매실밭에서 죽은 이유도 모르겠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지난 5월 25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 전 회장이 밀항이나 정치적 망명을 시도하거나 정관계 로비나 비호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금수원 내에는 지하터널이나 지하벙커가 없음이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되어 이를 바로 잡습니다.

또한, 유병언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으로부터 4대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청해진해운 회장이라고 할 수 없으며, 유 전 회장이 세월호 내부 증개축을 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유 전 회장의 세모그룹은 1997년 부도 당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정 관리를 받았으며, 김혜경 씨 등 특정 개인이 유 전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한 사실이 없으며, 경기도 안성, 경북청송 제주도, 경북 봉화, 울릉도 등의 영농조합들은 유 전 회장 소유가 아닌 해당 조합원들의 소유이며, 유 전 회장은 ‘김혜경이 배신하면 구원파는 모두 망한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그리고 국과수를 통해 유 전 회장의 사망 시점이 확인됨에 따라서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도왔거나 ‘김엄마’와 ‘신엄마’가 도피 총괄 지휘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와 이를 확인하였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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