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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구원파 소지품 보고도 단순변사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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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22 19:54:14 수정 : 2015-01-20 20: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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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초동 대응 부실투성이
인근 지역 대대적 수색하고도 허탕
전남 순천의 한 매실 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73) 청해진해운 회장으로 확인되면서 검찰과 경찰의 부실한 초동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유 회장의 것으로 의심되는 유류품들이 시체와 함께 발견됐지만 경찰은 노숙인의 단순한 변사로 판단했다. 변사 사건을 지휘한 검사도 경찰이 보고한 증거물 목록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

22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오전 9시 6분쯤 순천 서면 학구리 송치재 별장으로부터 2.3㎞가량 떨어진 한 매실 밭에서 부패된 남성의 시신 한 구를 수습했다. 그러나 경찰은 유 회장의 시신과 구원파 관련 소지품을 확인하고도 연관성을 찾지 못하고 단순 변사자로 취급했다. 이러다 뒤늦게 유 회장과 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상상을 못했다는 태도를 보였다.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의 소지품 중 스쿠알렌 병에는 제조회사가 구원파 계열사로 표시되어 있었다. 

순천서장 대기발령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이 22일 순천경찰서에서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 변사체와 관련한 수사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경찰청은 초동수사 미흡 책임을 물어 우 서장을 대기발령했다.
순천=연합뉴스

또 천 가방 안쪽에 새겨진 ‘꿈같은 사랑’ 글자가 유 회장이 직접 쓴 책의 제목과 일치했다. 변사체가 입은 상의 점퍼는 고가의 이탈리아제 ‘로로피아나’ 제품 등 고가의 명품인데도 유 회장과의 추정 연결고리를 발견하지 못한 셈이다. 정황증거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데도 헛발질만 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실제로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6월12일 이후 유 회장 DNA라는 통보가 올 때까지 ‘단순 변사체’ 사건으로 처리했다. 시신을 순천장례식장 영안실에 보관한 채 특별히 조치하지 않았다. 특히 순천, 특히 유 회장 별장이 있는 송치재 주변은 유 회장이 5월 3일부터 은신처로 머문 곳이어서 대대적인 수색이 이뤄진 지역이다. 유 회장의 시체를 수습한 경찰관이 해당 유류품을 보고도 유 회장과의 관련성을 떠올리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DNA 검사 과정에서도 경찰은 단순한 유족 찾기의 일환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검사를 통해 데이터뱅크에서 유 회장의 DNA와 일치했다는 결과를 21일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뒤에서야 증거물 목록을 찾기 시작했다.

이에 순천경찰서 관계자는 “발견 당시 시신이 너무나 많이 부패해 유병언 회장의 시신으로 단정할 수 없어 노숙인 일반 변사체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검찰은 이미 사망한 유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끝까지 잡겠다’고 국민에게 공언하는 촌극을 빚었다. 그 결과 40일 넘게 검찰은 유 회장의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엉뚱한 ‘꼬리잡기’에 수사력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순천=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지난 5월 25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 전 회장이 밀항이나 정치적 망명을 시도하거나 정관계 로비나 비호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금수원 내에는 지하터널이나 지하벙커가 없음이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되어 이를 바로 잡습니다.

또한, 유병언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으로부터 4대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청해진해운 회장이라고 할 수 없으며, 유 전 회장이 세월호 내부 증개축을 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유 전 회장의 세모그룹은 1997년 부도 당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정 관리를 받았으며, 김혜경 씨 등 특정 개인이 유 전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한 사실이 없으며, 경기도 안성, 경북청송 제주도, 경북 봉화, 울릉도 등의 영농조합들은 유 전 회장 소유가 아닌 해당 조합원들의 소유이며, 유 전 회장은 ‘김혜경이 배신하면 구원파는 모두 망한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그리고 국과수를 통해 유 전 회장의 사망 시점이 확인됨에 따라서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도왔거나 ‘김엄마’와 ‘신엄마’가 도피 총괄 지휘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와 이를 확인하였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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