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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재단 11년째 표류… 천안함재단은 이념 편향 논란
세월호 성금 이미 647억 접수… 유가족 바람은 “평생 잊지 말길”
세월호 침몰 사고는 국가정책 기조는 물론 국민의 일상마저 바꿔놓을 정도로 전국가적, 전국민적 ‘외상’을 남겼다. 200만명을 훌쩍 넘긴 추모객이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했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진도 팽목항에서 오늘도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4·16 이후 대한민국은 달라져야 한다’는 바람은 국민성금으로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월호 성금이 무엇보다 유가족과 국민의 뜻에 맞게 사용될 수 있도록 역대 국민성금 사례의 교훈과 모금 현황 및 사용 원칙을 3회에 걸쳐 싣는다.

“그래서 꼭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 일은 이미 여러분의 일로 받아들이고 계시니 영원히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위로해 주십니다. 하지만 전혀 와닿지 않습니다. (중략) 어떤 말도 위로가 될 수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이야기해주십시오. ‘한 달 뒤에도 잊지 않겠습니다. 1년 뒤에도, 10년 뒤에도,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고 유예은양 아버지 유경근 세월호 참사 유가족대책위 대변인, 5월21일 서강대 이냐시오 성당 세월호 희생자 추모 미사)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자신들의 슬픔과 고통을 국가와 국민이 기억하고 공유해 달라는 ‘호소’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유가족, 실종자 가족에게 사회가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는 무고한 죽음을 잊지 않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후 자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민성금’에도 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

유가족대책위는 지난 4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만약 이 사고로 안타까운 마음에 성금을 하신다면 투명한 방식으로 한 라인을 구성하여 모금액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로 하였습니다. (중략) 동의하지 않은 성금모금을 당장 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요청했다. 현재 세월호 사고 관련 성금을 ‘접수’하는 창구는 이미 11곳이다.

25일 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팀이 집계한 결과 이미 647억원 이상 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 대형 인재에선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국민성금 672억원이 역대 최대다.

유가족 위로, 사고 수습, 국가안전 인프라 구축을 명목으로 모인 성금을 실제 어떻게 쓸지는 중요한 문제다.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의 경우 아직도 국민성금이 대구시 금고에 묶인 채 유가족이 원하는 ‘2·18안전문화재단(가칭)’이 설립되지 못한 상태다. 천안함재단은 임원진 구성과 ‘대국민 안보의식 고취 지원사업’ 과다 책정 등 주요 사업 내용을 놓고 ‘이념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대구YMCA 김경민 사무총장은 “세월호 사고도 대구지하철 참사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며 “불의의 사고를 역사화, 상징화하는 추모사업을 통해 우리 사회가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안전문화를 정착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유족들도 ‘내 가족의 희생으로 다른 생명을 살렸다’는 심리적 보상을 받고 조금이나마 위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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