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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한달]절규·오열·통곡의 팽목항…여전한 애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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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5-15 15:09:31 수정 : 2014-05-15 15: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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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 어떻게, 왜 얼굴도 못 알아보게 이제 나와 이놈아. 이놈아…"

세월호 침몰사고 30일째인 15일 '통곡과 절규·오열·기다림의 항구'로 바뀌어 버린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악몽의 4월과 그리고 어린이날,어버이날을 거쳐 사고 한달째가 지나고 있지만 팽목항은 이날도 눈물로 시작했다.

전날 오후 수습된 5구의 시신의 신원이 DNA 검사를 통해 이날 오전 9시30분께 밝혀져 가족에게 통보됐기 때문. 소식을 들은 실종자 가족들은 가족대기실을 박차고 나와 200m 정도 떨어진 시신 임시안치소까지 한달음에 달려갔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리는 통곡 뿐. "아아 악. 왜 얼굴도 못알아 보게 이제 와 이놈아. 엄마·아빠는 어떻게 살라고 이놈아. 천막에서 새어나오는 울음소리가 먼 발치에서 들릴 만큼 원망섞인 절규만 가득했다.

팽목항은 진도 조도 주민들의 삶의 공간, 섬과 육지를 연결시켜주는 터전이었다. 뭍에서 나오는 쌀 등의 생필품이 팽목항을 통해 조도로 들어가고 섬에서 생산되는 미역, 멸치 등이 육지로 건네지는 곳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삶의 터전은 지난달 16일 벌어진 세월호 침몰 참사로 한 순간에 바뀌었다. 사고 소식을 들은 가족들이 안산, 인천 등지에서 팽목항으로 한걸음에 달려오면서 통곡의 항으로 변했다.

사고 당시 팽목항에는 희망도 있었다. "세월호의 선수 부분이 바다 위에 떠 있어 에어포켓이 존재 할 수도 있다"는 정부의 발표에 실종자 가족들은 배안에 있는 아들, 딸, 부모, 친구가 생존해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가족의 간절한 희망은 시신으로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좌절로 변했다.

1000여 명에 이르는 가족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자녀와 동생, 부모, 친구의 이름을 외치는 기다림의 항구가 돼 버렸다.

또 실종자 가족을 위한 대기소를 비롯해 의료, 식사, 생필품 등 각종 천막이 들어서면서 또 하나의 마을이 형성됐다.

통곡과 오열, 절규, 간절한 기다림만 가득한 팽목항은 어떤 정치색도 통하지 않는다.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 여야 국회의원들의 위로 방문에도 가족들은 냉담했다. 시민사회단체 등이 팽목항에서 촛불 추모집회를 추진했지만, 가족들은 "여기서는 안된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세월호 승선자 476명 중 생존자는 172명 뿐. 나머지 304명은 이날 현재까지 희생자(281명)로 발견됐고 23명은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은 이날도 강한 바람만 간신히 막아주는 천막에 앉아 돌아오지 않고 있는 피붙이가 살아생전 그토록 갖고 싶어했던 새 신발만 바라보며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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