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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출구 물에 잠겨… 아래층 승객들 선실서 발 묶인 듯

관련이슈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입력 : 2014-04-16 22:54:54 수정 : 2014-04-17 02: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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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280명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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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전남 진도 해상에서 세월호가 침몰한 뒤 해경과 군 당국이 실종자 수색에 사투를 벌였지만 탑승자 462명 중 280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아 대형 참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체 탑승객의 61% 정도가 실종된 것이다. 특히 안산 단원고 학생의 상당수가 실종 상태여서 학부모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17일 오전 1시 현재 확인된 구조자는 176명이고, 이중 단원고 학생은 75명이다. 사망자 6명 중에는 이 학교 학생인 정차웅, 권오천, 임경빈군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배에 탑승했던 단원고 학생이 모두 325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40명이 넘는 학생들이 실종된 셈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객실 1층과 2층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세월호 1∼2층은 기관실과 차량 적재칸 등이 있고, 객실은 3∼5층에 있다. 객실 1층(선박 3층)은 플로어룸, 패밀리룸 등의 단체 객실로 428명을 수용할 수 있다. 객실 2층도 같은 종류의 객실로 484명을 수용할 수 있다. 객실 3층은 로열실이 있어 모두 9명 수용 가능하다. 선원 33명을 제외한 승객 429명 중 상당수인 350여명이 객실 2층에 몰려있었 것으로 알려졌다. 단원고 학생들도 모두 객실 2층에 짐을 풀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승객들이 객실에 있었는지, 로비로 나와 있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배가 왼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대피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당수의 승객이 배가 가라앉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대피로를 찾지 못해 선박에 갇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단원고 학생들의 경우 사고가 났던 시각에 대부분 편의시설과 객실이 있는 객실 1층과 2층에 머무르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된 학생들이 “배가 물에 잠기고 있는데도 방송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고 전한 것을 미뤄봤을 때 상당수가 객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구조된 한 학생은 “‘쿵’ 소리가 나면서 배가 기우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 자리에 있으라는 방송이 나와서 아이들이 객실에 있어야 할지 나가야 할지 혼란스러워했다”고 말했다. 실제 많은 학생이 방송을 들은 뒤 대피하지 않고 객실로 돌아가 구명조끼를 입은 채 다음 지시를 기다리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순식간에 객실 1층과 2층의 왼쪽 부분이 바다에 잠기면서 왼쪽 객실에 머무르고 있던 학생들이 대피로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상황에서 배가 기울면서 많은 학생이 선박 왼쪽 밑부분 객실에 갇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반면 오른쪽에 머무르고 있던 승객들의 경우 배의 우측이 물 위로 뜨면서 상대적으로 탈출이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생존자는 배의 우측 난간과 창문을 통해서 구조됐는데, 배의 왼쪽에 있던 승객들은 반대쪽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힘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된 학생 중 한명은 “객실 양쪽으로 출입구가 있는데 배가 기울면서 왼쪽 출입구는 이용할 수 없었고, 오른쪽 출입구는 하늘을 향하고 있어 밧줄 등이 없으면 올라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울산대 박치모 교수는 “수면 위로 나온 부분은 물이 안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지만 객실이 없는 배 밑바닥 쪽이라 사람이 있을 공간이 별로 없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물이 차지 않은 객실의 경우에도 장시간이 지나면 산소 부족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구조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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