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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현대 쓰레기에 대처해온 인류의 역사

입력 : 2014-02-28 20:22:56 수정 : 2014-02-28 20: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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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린 드 실기 지음/이은진·조은미 옮김/따비/1만8000원
쓰레기, 문명의 그림자/카트린 드 실기 지음/이은진·조은미 옮김/따비/1만8000원


중세 유럽 도시의 주택가를 걷다 보면 ‘오물 벼락’을 맞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밤 산책을 나왔던 루이 11세도 어느 학생이 내버리는 요강 물을 머리에 맞았다고 하니, 중세 거리의 풍경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 시기는 쓰레기 역사의 과도기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엔 자연의 순환에 맡겨졌던 쓰레기가 급격한 인구 증가와 함께 그 경계를 넓혀나가며 인간의 제어를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산업혁명은 쓰레기 문제를 더욱 심화시켰다. 생산자와 상인이 제품 회전율의 가속화를 부추기고 더 성능 좋고 세련된 새 모델을 끊임 없이 제안하면서 먼저 구매한 물건은 순식간에 헌 물건이 됐다. 쓰레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책 ‘쓰레기, 문명의 그림자’는 이렇게 급격한 발전과 함께 늘어나는 쓰레기에 대처해야 했던 인류의 역사를 그려낸다. 쓰레기는 그 양과 질이 인류 발전의 궤적과 함께 변화했다. 절대적 양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물론 자연친화적인 성질의 유기물에서 썩지 않는 화학물질로 질적인 변화 또한 있었다.

이렇게 점점 더 처치 곤란한 모습으로 변해온 쓰레기는 수거, 재활용, 폐기 자체를 막대한 이권이 개입된 거대한 산업으로 변모시켰다. ‘오염자 부담’ 원칙에 의해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에 불법 쓰레기 폐기는 ‘환경 마피아’들의 좋은 돈벌이 수단이 되기도 했다.

책은 중세부터 현재까지 세계 각국의 이야기를 최대한 상세하게 펼쳐내 독자가 흥미를 잃지 않도록 구성되어 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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