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량 줄이고 야채섭취 권장
걷기 프로그램으로 치매 예방 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서도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 장수’가 화두다. 소니생명보험이 지난해 9월 50∼79세 시니어 1000명을 대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뭐냐’고 물은 결과 ‘건강’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84.2%였다. ‘돈’(60.4%)이나 ‘자식’(57.1%)보다 훨씬 많았다.
일본에서 건강 장수 지역으로 유명한 곳은 나가노(長野)현이다. 지난해 7월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47개 도도부현 생명표에 따르면 나가노현 남자의 평균수명은 80.88세, 여자는 87.18세로 남녀 모두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의 대표적 장수 지역인 오키나와를 넘어섰다.

예전에는 소금을 많이 섭취하고 기온차가 커 뇌졸중이 많았던 나가노현이 이처럼 건강 장수 지역으로 부상한 데는 이유가 있다.
나가노현은 우선 식생활 개선에 나섰다. 다이어트협회 등이 결성되고 병원과 각종 시설을 중심으로 소금 섭취량 줄이기 운동이 벌어졌다. 야채 섭취를 권장한 영향으로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1인당 야채섭취량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나가노현은 다양한 건강·복지 정책도 펴고 있다. 마을마다 실정에 맞는 ‘걷기 지도’를 만들거나 걷기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다양한 치매예방 대책을 실시한다. 지역 신용금고와 제휴해 3년 연속 건강 진단을 받으면 이자를 많이 받게 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가정이나 지역을 돌며 건강 장수법을 전파하는 보건보조원을 1만명 이상 배치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자원봉사자제도를 만들어 사회연결망을 강화했다. 건강과 질병 예방이 강조되면서 75세 이상 1인당 연간 의료비는 78만엔으로 줄었다. 전국 평균치인 90만엔보다 약 10만엔 정도 적다.
나가노현은 시니어의 창업도 적극 지원한다. 공익법인 나가노중소기업진흥센터는 50세 이상 시니어 창업을 위한 각종 세미나를 조직화하는 한편 이들이 국가 지원금을 받도록 돕고 있다. 나가노중소기업진흥센터는 지난해 9월에만 100건 이상의 시니어 창업 상담을 했다.
‘장수현 나가노의 비밀’이란 책을 쓴 시라와키 다쿠지(白澤卓二) 준텐도(順天堂)대학 대학원 교수는 “나가노현은 식생활 개선과 다양한 복지대책 덕에 장수 지역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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