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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느끼는 ‘인공 손’ 임상실험 첫 성공

입력 : 2014-02-06 19:58:24 수정 : 2014-02-06 23: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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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伊·獨 연구팀 공동 개발 약 10년 전 폭죽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려던 덴마크의 페인트공 데니스 아보 쇠렌센은 불량 폭죽이 손에서 터지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왼손을 잃었다. 쇠렌센은 지난해 왼손이 다시 생긴 것 같은 경험을 했다. 보지 않는 상태에서 왼손으로 만진 물체가 무엇인지 구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독일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인공 손’(바이오닉 핸드) 덕분이었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이 연구진은 지난해 임상실험에서 인공 손이 만진 물체의 형태와 단단한 정도를 식별하고, 이에 따라 손의 힘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미국 의학저널 ‘사이언스 트랜스래이셔널 메디슨’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를 이끈 실베스트로 미체라 스위스 로잔공과대 교수는 “실시간으로 감각을 뇌와 주고받을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인공 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클리블랜드 연구팀도 지난해 체리를 터뜨리지 않고 인공 손으로 집어올리는 동영상을 공개했지만 아직 학계에 공식 보고하지는 않았다.

기존 인공 손은 근육의 이완·수축으로 손가락을 움직일 수는 있지만 손에 쥐이는 물체가 무엇인지 사람이 눈으로 보고 움켜잡는 정도를 조절해야 한다. 이마저도 조작이 서툴러 물건을 떨어뜨리기 일쑤다.

이번에 개발된 인공 손은 인공 손과 컴퓨터 프로그램, 전극장치가 감각신호를 변환해 주고받는 원리다. 연구진은 쇠렌센에 인공 손을 달고, 왼쪽 팔뚝 피부 아래에는 말초신경과 연결된 4개의 전극장치를 이식했다. 인공 손과 전극장치는 수많은 전선으로 컴퓨터와 연결했다.

인공 손 손가락 끝의 센서가 감각을 느끼면 전자신호를 컴퓨터로 보낸다. 컴퓨터가 이를 인체 신경계가 해독할 수 있는 자극으로 변환하면 전극장치를 통해 신경을 따라 뇌로 전달돼 감각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실험에서 쇠렌센은 눈을 가리고 귀를 막은 채 인공 손으로 쥔 물체가 둥근지, 네모난지 구분했다. 둥근 물체인 귤과 공도 구별했다.

휴지, 나뭇조각, 비닐 컵 등 손에 닿는 물체에 따라 적절한 힘으로 움켜쥐기도 했다. 쇠렌센은 “완전하진 않지만 진짜 손처럼 꽤 자연스러웠다”며 놀라워했다.

연구진은 다음 단계로 전극장치 등과 무선으로 신호와 자극을 주고받으며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공 손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전극장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지속성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미체라 교수는 “수년 내 컴퓨터 대신 작은 칩을 이용해 신호를 변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10년 안에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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