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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팜탄 소녀' 누가 찍었나…세계보도사진재단 원작자명 표시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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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19 10:31:02 수정 : 2025-05-19 16: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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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공개 다큐멘터리서 "통신원이 찍었다"…원작자 논란 제기
AP통신 "자체검증 결과 촬영자명 변경할 결정적 증거 없어"

53년 전 베트남전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네이팜탄 소녀 사진'을 실제 누가 촬영했는지를 두고 뒤늦게 발생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 사진을 '1973년 올해의 사진'으로 선정했던 세계보도사진(WPP) 재단이 최근 기존의 사진 촬영자명 표시를 중단하기로 했다.

WPP 홈페이지에서는 이 사진과 사진의 공식 제목인 '전쟁의 공포'를 소개하면서 촬영자 정보를 '원작자 논란 발생(AP)'으로만 표기했다.

'네이팜탄 소녀' 사진의 주인공과 기존 촬영자로 알려진 AP 기자. AFP연합뉴스

이 사진은 1972년 6월 8일 촬영됐다.

북베트남군과 월남군 간에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던 남부 짱방지역의 한 마을에 네이팜탄이 날아든 순간, 한 소녀가 공포에 질린 채 옷가지를 벗어 던지고 마을 밖으로 무작정 내달리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전쟁의 공포를 사진에 담아 전 세계에 전달한 사람은 당시 AP통신 베트남 사이공(현 호찌민) 지국 소속의 사진기자 닉 우트로 알려져 있었다.

우트는 이 사진으로 이듬해 WPP의 올해의 사진상뿐 아니라 퓰리처상까지 거머쥐었다.

그런데 올해 1월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영된 다큐멘터리 한 편이 '원저자 논란'을 촉발시켰다.

'더 스트링어'(통신원)라는 제목의 이 다큐멘터리는 AP 소속 우트 기자가 아닌, 우트의 운전사이자 NBC 소속 통신원인 응우옌 타인 응에라는 인물이 실제 이 사진을 촬영했다는 주장을 다룬다.

'원작자 논란 발생'으로 촬영자명 표기한 WPP. 홈페이지 캡처

당일 우트를 태우고 문제의 현장에 갔던 응에가 이 사진을 찍어 20달러를 받고 AP통신에 팔았다는 것이다. 당시 AP통신은 자사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응에가 아닌 우트의 이름으로 사진을 발행했다고 다큐멘터리는 주장한다.

이 주장을 받아들인 WPP가 자체적으로 검증에 나섰고, "위치, 거리, 당시 사용된 카메라의 특성 등을 분석한 결과 응우옌 타인 응에 등이 닉 우트보다 분석 대상 사진을 찍기에 더 좋은 위치에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WPP는 이 결론에 따라 촬영자 정보 표시를 중단하면서도 사진의 '1973년 올해의 사진상' 수상 자격은 유지했다. WPP는 "사진 자체의 가치는 그대로"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그러나 이런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WPP에 앞서 다큐멘터리의 주장을 먼저 자체 검증한 뒤 공개한 96페이지짜리 보고서에서 AP통신은 "사진 촬영자를 변경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오랜 세월이 지난 탓에 핵심 증거가 없고 당시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 당수가 세상을 떠난 탓에 단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고 했다.

논란의 주인공이 된 우트는 AP에 "고통이 매우 크고 힘들다"는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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