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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커피 공화국] (상) 최대 커피생산지 브라질을 가다

입력 : 2013-12-09 20:02:28 수정 : 2013-12-10 07: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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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자연·축적된 기술로 ‘최고의 커피’를 빚는다
‘1인당 연간 소비량 293잔, 세계 7위 원두 수입국(2012년 기준).’ 한국인의 커피 사랑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가히 ‘커피공화국’으로 불릴 정도로 국내 커피시장의 성장속도는 무섭다. 2007년 1조5580억원이던 시장규모가 지난해 4조1300억원(추정)으로 5년 만에 2.5배 커졌다. 2000년대 초 커피산업의 변방에서 이제는 당당히 세계 주력 소비시장으로 떠오른 것이다. 커피소비 급증으로 국내 커피전문점 등 관련 산업도 호황이지만 반대로 ‘가격거품’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지인 브라질 현지와 국내 취재 등을 통해 커피의 생산·유통과정과 문제점, 합리적 소비를 위한 대안 등을 모색해봤다.


인천국제공항을 떠난 지 27시간 만인 지난 4일(현지시간) 천신만고 끝에 브라질 상파울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2014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온 축구의 나라 브라질은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도 유명하다. 곧바로 공항에서 300㎞ 떨어진 미나스주 아우페나스시 남쪽 이파네마 커피 농장으로 향했다.

수도 상파울루를 빠져나와 자동차로 200㎞쯤 달렸을까,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대지가 온통 커피나무로 장관을 이뤘다. 커피나무 숲은 끝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하늘과 맞닿는 지평선까지 이어져 있었다. 비로소 커피의 나라에 온 게 실감났다.

4시간여를 달린 끝에 도착한 곳은 브라질 3대 커피 농장 가운데 하나인 이파네마 농장. 1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파네마는 전체 규모가 5500ha에 이를 정도로 광활했다. 해발 1200m 고지에 있는 카페베네 농장을 자동차의 힘을 빌려 찾았다. 상쾌한 공기가 장시간 비행에서 온 피로감을 어느 정도 날려줬다.

이 머나먼 브라질에서 키운 커피 원두가 한국으로 와 소비자들의 입을 즐겁게 한다고 생각을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 농장에서는 국내 최대 커피전문점인 ‘카페베네’를 비롯해 일본·덴마크 등에서도 자체 농장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카페베네만 해도 2010년부터 50만그루의 커피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연간 생산 물량은 12컨테이너(1컨테이너 1만9200㎏)로 전량 한국으로 들여온다. 이곳 커피가 최상·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것은 커피생산에 적합한 지리적 여건 때문이다.

31년 경력의 커피 감별사 말시오(55)씨는 “해발 800∼1400m에 위치한 미나스주 남쪽 지역은 여름에 덥지 않고 겨울에 춥지 않아 커피 열매가 얼지 않는 등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카페베네는 커피향과 맛을 좋게 하는 해발 1200m 고도에서 커피 체리를 재배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품종을 자체 개발해 묘목을 한다”며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최상급 커피 기준인, 커피를 마신 후 식도에서 커피의 풍성한 향과 맛이 오래 남는다”고 평가했다.

이파네마 농장 커피 감별사인 말시오(오른쪽)씨가 커피 원두 향을 맡고 있다.
이파네마 농장의 독특한 수확 방식도 커피의 품질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대부분 브라질 커피가 기계로 수확되는 데 비해 이곳은 일일이 수작업으로 알맞게 익은 커피 체리를 구분해 가장 맛있는 생두를 수확한다. 기계로 커피를 재배할 경우 커피 체리의 익은 농도가 일률적이지 못해 품질이 떨어진다는 경험에서 나온 방법이다.

이파네마 커피 농장을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한 곳은 코슈페 지역. 이파네마 농장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코슈페는 브라질 연간 커피 생산량 1억4800만자루(1자루 60㎏)의 10%를 차지하는 최대 커피 산지다. 인구 5만명 중 1만1500여명이 커피 관련 종사자일 정도로 ‘커피도시’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41개국으로 수출된다.

코슈페 커피조합 졸지(52) 마케팅 매니저는 “브라질 커피는 세계 생산량의 약 34%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생산량의 28%는 수출하고 나머지는 자체 소비한다”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 커피가 최고로 평가받는 것은 적도를 기준으로 아열대·열대기후로 커피를 생산하는 최적의 지형 조건을 갖추고 있고, 여기에 300년 된 커피 생산 노하우가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커피는 브라질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한다. 1억9000만명 인구 가운데 700만명이 커피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 이들의 생활수준도 중상위 층으로 국가가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국의 브라질 커피 수입도 2009년 1만6000t, 2010년 2만1350t, 2011년 2만3600t, 2012년 2만6500t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아우페나스·코슈페(브라질)=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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