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에 계속 베팅… 반대편 베팅은 안좋아” 박근혜 대통령과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6일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 확장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바이든 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KADIZ 확장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박 대통령의 설명과 한국의 노력을 평가한다(appreciate)”고 말했다. 국익을 고려할 때 이어도와 마라도, 홍도 영공을 포함하는 우리 정부의 KADIZ 확장 방침에 미국 측이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접견 후 브리핑에서 “지금 시점에서 미국 측이 저희 측의 상세한 설명과 노력에 대해 평가했다는 것에 함의가 있음을 잘 주목해 달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한·일 관계와 관련해 “양국이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라며 “한·일 관계의 장애요소들이 조속히 해소돼 원만한 관계 진전을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일본이 중요한 협력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며 “한·일 양국이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일본 측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 정책과 관련해 “미국의 반대편에서 베팅하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며 “미국은 계속 한국에 베팅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정부가 중요시하는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바이든 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의 재균형 정책에 대해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바이든 부통령의 ‘반대편 베팅’ 언급은 한·중 밀착관계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이 동북아의 세력 재편과정에서 미국의 편에 서야 한다는 점을 주문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부통령은 우리 정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관심표명을 환영했고 박 대통령은 관련 협의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양국이 협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어 연세대 특별강연에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대해 “우리는 그 구역을 인정하지 않는다. 미군의 작전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전혀(None. Zero)”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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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접견하며 악수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접견에서 우리 정부의 방공식별구역(KADIZ) 확장 방침을 전했고 바이든 부통령은 박 대통령의 설명과 한국의 노력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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