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는 긴밀한 협의 계속” 정부가 6일 이어도와 마라도, 홍도 등을 포함한 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안 발표를 위한 수순밟기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면담에서 미국 측에 우리 정부의 KADIZ 확대안을 설명했다. 정부는 중국과 일본에도 금명간 외교경로를 통해 KADIZ 확대 방침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바이든 부통령에게 우리의 입장을 직접 설명하고 중·일 양국에 통보절차까지 거치는 만큼 우리의 방공식별구역 확대가 국제법이나 국제관례상 큰 하자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이날 오후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거쳐 KADIZ 확대안을 확정한 것은 이런 판단에서다.
정부는 바이든 부통령이 KADIZ 확대와 관련, “한국 측의 상세한 설명과 노력에 대해 평가했다(appreciate)”고 언급한 대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미국 측에서 저희 측의 상세한 설명과 노력에 대해 평가를 했다는 것에 함의가 있다는 것을 잘 주목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appreciate에 담긴 의미는 ‘그런 노력을 높이 산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동중국해의 긴장 고조를 원치 않는 미국이 KADIZ 확대에 우려를 갖고 있다는 입장도 함께 전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윤 장관은 이날 바이든 부통령이 KADIZ 확대에 대해 명확히 찬성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면서 확답을 피했다. 이는 바이든 부통령이 우리 정부의 KADIZ 확대안에 찬반을 표명하기보다는 ‘추가 조율’을 요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향후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날 청와대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결정된 KADIZ 확대안은 이어도와 마라도, 홍도(거제도 남쪽 무인도)까지 포함하는 방안으로 알려졌다. 특히 KADIZ의 남쪽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정하는 우리 비행정보구역(FIR)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FIR의 최남단은 이어도 남쪽 236㎞ 상공까지 내려가 있으며, 마라도와 홍도 영공도 포함하고 있다.
한편 지난 4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강창희 국회의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면담하고 7일 귀국한다. 강 의장은 방중에 앞서 주무부처인 국방부와 외교부로부터 KADIZ 확대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시 주석과 이 문제를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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