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CADIZ를 인정하지 않고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는 미국 정부의 운용에 실질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중국의 이번 발표는 다른 국가가 관할하는 영토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지정학적으로 가장 민감한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방적 도발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는 위험한 계산착오나 사고 위험성을 높이고, 결국 빠르게 위험한 상황으로 이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니 대변인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을 언급한 뒤 “바이든 부통령도 이런 점을 솔직하고 명확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그 구역이 설정돼서는 안 되고, 더 포괄적으로는 역내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추가) 조치를 해서는 안 되며, 최근 발표에 따른 위험을 해소하는 동시에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비상 소통채널 등을 통해 한국, 일본 등과 신뢰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우리 메시지는 이런 형태의 도발적인 행동은 국제규범을 지키고 평화와 안정을 증진해야 하는 주요 강대국 행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니 대변인은 CADIZ에 대한 미국 입장이 다소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오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 입장에 대한 일부 오해가 있었을 뿐이며 우리 입장은 명확하다”면서 “용납하거나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고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척 헤이글 국방장관과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의 최근 발언을 근거로 “중국이 CADIZ에 진입한 모든 항공기에 대해 비행계획을 통보하라는 요구에서 물러선다면 미국도 이를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해석했다. 헤이글 장관은 전날 펜타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CADIZ 설정 자체가 아니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 문제”라면서 강경 자세에서 다소 물러서는 듯한 발언을 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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