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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비웃는 이통3사 보조금 경쟁

입력 : 2013-10-27 20:00:22 수정 : 2013-10-27 20: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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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이동 땐 80만원선 지급, 제조사 입김이 경쟁 부채질
이통3사 “경쟁사가 먼저” 2013년 2회 영업정지에도 반복
강력 규제… 보조금 현실화를
방송통신위원회가 휴대전화 보조금 관련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음에도 이를 비웃듯 이동통신 3사가 또 보조금 경쟁에 나섰다. 특히 이번에는 이통사가 대리점·판매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판매 장려금)가 90만원에 달하는 등 연말을 앞두고 실적을 높이기 위해 방통위 조사에도 전보다 한층 강도 높은 경쟁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규제 비웃듯 과도한 보조금 경쟁

27일 업계에 따르면 보조금 경쟁이 시작된 시기는 25일로 주말까지 경쟁이 이어졌다. 세계일보가 확보한 이통 3사의 보조금 정책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기존 아이폰 사용자가 자사로 번호이동을 할 경우 추가로 11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기종에 따라 71만원에서 많게는 81만원까지 대리점·판매점에 ‘리베이트’(판매 장려금)를 주고 있다.

KT는 최신 기종인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3는 45만원, 갤럭시S4와 LG G2·갤럭시 노트2에 대해서는 90만원 이상의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정책을 내놨다. SK텔레콤 역시 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 중이다.

판매점에서 가져가는 수수료를 뺀다고 해도 번호이동 고객에게 70만∼80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온라인 물품 구매 사이트인 ‘뽐뿌’에는 월 7만7000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하면 갤럭시S4를 현금 10만원에, 팬택의 베가 아이언은 공짜로 준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갤럭시S4와 베가 아이언의 출고가는 각각 89만9000원, 82만9400원으로 80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실린 셈이다.

◆이통 3사 “경쟁사가 먼저” 남 탓 만

이통사들은 이 같은 보조금 경쟁에 대해 타사가 먼저 보조금을 높이고 나설 경우 방어 차원에서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해묵은 논리를 펴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은 아이폰 개통이 불가능한 LG유플러스가 불리한 입장을 만회하기 위해 기존 아이폰 고객에게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한 게 발단이 됐다는 주장이다.

LG유플러스는 KT가 보조금 경쟁의 주범이라고 반박한다. KT가 100만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급해 이동전화 고객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이에 주말부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제조사의 입김이 보조금 경쟁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제조사의 단말기 장려금이 없이는 이같이 막대한 보조금을 줄 수 없다”며 “제조사 장려금 규제를 포함하는 단말기 유통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보조금을 근절할 수 없을 것” 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휴대전화 보조금을 통한 이용자 차별행위에 대한 이통 3사의 과징금 규모는 722억7000만원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두차례의 영업정지 처분까지 내렸지만 이통사의 보조금 경쟁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보다 강력한 규제와 함께 보조금 허용 규모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소비자들이 보조금에 익숙한 상황에서 보조금을 지나치게 규제하면 불법적 경쟁만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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