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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브랜드마다 다른 옷 사이즈 골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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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0-12 02:35:50 수정 : 2014-02-26 22: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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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서 믿고 샀다 낭패… 반품·교환 번거로워 방치
“기성복 아닌 개성복” 분통
‘슬림(Slim)한 엑스라지(XL) 셔츠는 100 사이즈일까, 105 사이즈일까?’

직장인 김모(28)씨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옷을 살 때마다 한참을 망설인다. 얼마 전에도 와이셔츠를 샀다가 단추가 간신히 잠길 정도로 작아 못 입었던 일이 있었다. 쇼핑 안내에 ‘약간 슬림한 스타일’이라고 써 있었지만 평소 입던 사이즈라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고 구입한 것이 화근이었다.

김씨 옷장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캐주얼 셔츠가 10장 이상 있지만 절반은 입지 않은 지 오래다. 어떤 것은 어깨가 달라붙고 전체적으로 헐렁한 것들도 있다. 모두 인터넷에서 구입하다 보니 미리 입어보지 못한 탓이 크지만, 그보다는 믿을 수 없는 사이즈 때문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김씨는 “모두 105 사이즈로 주문했는데 크기는 제각각이었다”며 “반품이나 교환이 번거로워 한 번씩 입은 뒤 버려둔 상태”라고 말했다.

제각각인 기성복 사이즈 때문에 소비자들이 골탕 먹고 있다. 표준화한 KS 규격이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브랜드별로 크기 차이가 많다. 

인터넷 쇼핑이 활성화하면서 ‘사이즈 혼란’은 더욱 심해졌다. 최근에는 기성복 사이즈가 ‘조금 크게 나온 95’, ‘스키니한 100’, ‘슬림한 105’ 식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의류업체들이 유행이나 마케팅 기법에 따라 사이즈를 늘였다 줄였다 하면서 기성복이 아닌 ‘개성복’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세계일보 취재팀이 5개 캐주얼 브랜드 남성 셔츠의 크기를 비교한 결과 ‘고무줄 사이즈’ 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취재팀은 김씨가 입는 105(또는 XL) 사이즈 제품을 골랐다. KS 규격에 따르면 캐주얼 셔츠 105 사이즈는 가슴둘레 102.5∼107.5㎝, 어깨너비 참고치수는 44.9㎝가 돼야 한다. XL은 가슴둘레 101∼108㎝, 어깨너비 44.7㎝로 되어 있다.

하지만 측정 대상으로 삼은 기성복들은 KS 규격에 비해 가슴둘레는 1∼8㎝, 어깨너비는 1∼3㎝ 차이가 났다. 가슴둘레가 가장 큰 셔츠는 A사 제품으로 116㎝, 가장 작은 것은 B사에서 만든 것으로 108㎝였다. 셔츠 호칭(크기) 간 간격이 5㎝인 것을 감안하면 호칭 하나를 뛰어넘는 수치다.

어깨너비도 편차가 컸다. 너비가 가장 넓은 것은 C사(47㎝), 좁은 것은 D사(44㎝)의 제품이었다. 5개 업체 제품의 평균인 가슴둘레 111.4㎝, 어깨너비 45.4㎝인 남성이라면 A사의 셔츠는 크게, D사의 셔츠는 작게 느낄 수 있다.

기성복의 KS 규격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의 한 관계자는 “사이즈 문제로 소비자들의 불만 제기가 많은 편”이라며 “업체들이 규격을 잘 따를 수 있게 개정안을 만들어 이달 중 입안예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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