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거쳐 11∼12월 취임할 듯 전날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사표가 수리된 채동욱(54·사법연수원 14기) 검찰총장이 30일 퇴임식을 갖고 25년 검사 생활을 마감한다. ‘혼외아들 의혹’이 불거져 총장 취임 179일 만에 중도하차하는 것이다.
대검찰청은 30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검청사에서 채 총장의 퇴임식을 갖는다고 29일 밝혔다. 퇴임식에는 전국 5대 고검장과 대검 전 직원, 법무부 과장급 이상,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급 이상, 서울고검 과장급 이상 간부가 참석한다. 재경지검 부장급 이상 간부와 일부 수도권 지검 검사장들도 퇴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채 총장은 그동안 “사인으로 돌아가 (혼외아들 의혹이) 사실무근임을 증명하겠다”고 거듭 밝힌 만큼 퇴임식에서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와 이를 사실상 인정한 법무부의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 언급할지 주목된다.
또 조선일보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계속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 총장은 형사 고소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 총장은 지난 24일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위한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하면서 검찰총장직에 복귀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명확히 밝히면서도 “의혹이 사실무근임을 모든 법절차에 따라 규명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장을 임명한다. 추천위 구성과 후보자 천거,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11∼12월에나 후임 총장이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후임 총장이 취임할 때까지 길태기 대검 차장이 총장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총장 후보로는 사법연수원 14∼15기들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검찰 고위직 중 14기는 없으며 재야에서는 지난 4월 퇴임한 김진태(61·경남) 전 대검 차장과 노환균(56·경북) 전 법무연수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 전 차장은 지난해에도 총장 후보 3명 가운데 한 명으로 추천돼 채 총장과 경합했다. 김 전 차장은 지난해 ‘검란’으로 흔들리던 조직 기강을 바로잡았다. 하지만 노 전 연수원장은 정통 ‘TK-공안통’이라는 점에서 평가가 엇갈린다.
15기에서는 서울 출신의 길(55) 차장이 조직 안정 차원에서, 소병철(55·전남) 법무원수원장은 검찰 내부의 높은 신망을 반영해 총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14기 중에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 전 차장과 노 전 연수원장 중 한 사람이 검찰총장이 될 경우 김준규 전 대전고검장이 2009년 8월 천성관 후보가 청문회 과정에서 부적절한 처신이 문제가 돼 낙마하는 바람에 총장에 취임한 이후 4년여 만에 재야 출신 총장이 된다.
15기를 뛰어넘어 16기에서도 총장이 나올 수 있으나 상명하복의 조직 생리상 동기들의 대규모 용퇴가 불가피해 조직 안정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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