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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동·서 문화 융합 전략 먹혀, 치열한 경쟁도 세계화 한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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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9-14 05:52:36 수정 : 2013-09-14 09: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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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열풍’ 논문 쓴 佛 메설린 교수 “K-팝은 새로우면서도 보편적입니다.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남미까지 K-팝을 주목하는 원동력이지요.”

지난 7월 발표된 논문 ‘K-팝 열풍:경제적 관점에서’의 저자 패트릭 메설린(69·사진)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석좌교수의 진단이다. 메설린 교수는 13일 세계일보와 이메일인터뷰에서 “K-팝 열풍은 우선 현란한 춤을 앞세운 세련된 음악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무대매너와 스타일리시한 패션이 가미되면서 세계적인 신드롬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것이 K-팝이 지닌 강점의 전부일까. K-팝이 지난 15여년 동안 같은 유교 문화권인 아시아는 물론 지리적·문화적으로 동떨어진 유럽과 남미에서도 열풍을 일으킨 배경에는 최신 댄스음악 이외의 뭔가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메설린 교수는 K-팝의 지속성 이유로 한국적(Koreanness)인 특성을 짚었다. 그는 “김현중의 신곡 ‘언브레이커블’ 뮤직비디오를 보면 K-팝의 글로벌화 전략이 신·구, 동·서 문화의 융합에 있음을 알게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K-팝 저간에는 우리의 남사당패나 유럽 왕정·귀족 문화가 깔려 있다. 소위 아이돌 밴드가 리드보컬, 랩퍼, 비보이 등의 역할분담을 하는 것은 패거리 안에 춤과 노래, 곡예 전담자를 뒀던 서민문화의 연장선이며 SM과 YG 등 대형기획사들이 가수 데뷔 10여년 전부터 노래·댄스·연기를 집중 훈련시키는 것은 서구 집권층의 도제식 궁중 악사 양성 시스템과 닮았다는 것이다.

메설린 교수는 벤처기업과도 같은 한국 음악시장의 치열한 경쟁 현실도 K-팝의 세계화에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CD 등 발매 음반 평균 단가는 13.5달러인 반면 일본은 23.1달러, 프랑스는 19.6달러다. 최근 음악 상장사들의 새 수익원으로 각광받는 MP3 음원 또한 미국은 곡당 1.28달러, 프랑스 1.93달러, 일본 2.52달러이지만 한국은 0.09달러에 불과하다. 우리 대중음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협소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메설린 교수는 지난해까지 세계경제포럼(WEF) 글로벌어젠다 평의회 의장과 유엔 ‘밀레니엄 디벨롭먼트 목표(MDG)’ 세계화연구센터 공동의장을 지낸 세계적인 경제학자다. 신자유주의 확산에 따른 세계 각국 자유무역협정(FTA)과 이에 따른 지식재산권 등 무역분쟁의 해법을 연구했던 그가 K-팝에 주목한 이유는 뭘까. 메설린 교수는 “10년 전쯤 서울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중 버스에 있던 관광잡지를 읽었는데 한류 특집기사가 있었다”며 “순간 ‘한강의 기적’을 이끌어낸 한국 경제의 힘이 대중문화에까지 미쳤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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