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국정원 댓글' 날세운 檢…'MB 정권' 사정수사로 번지나

입력 : 2013-04-19 13:35:55 수정 : 2013-04-19 13:35:5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검찰, 매머드급 특별팀 구성 본격 수사 나서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인터넷 게시글 작성 등의 방식으로 정치에 관여했지만 대통령 선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경찰이 지난해 12월 대통령 선거 전에 불거진 ‘국정원 여직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4개월여 동안 수사해 내놓은 결과다. 하지만 국정원이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를 제대로 밝히지 못한 데다 야당이 ‘정권 눈치보기의 극치’라며 반발해 수습은 검찰 몫으로 남게 됐다. 검찰은 공안과 특수통 출신 검사들을 대거 투입해 남은 의혹 수사에 나서 사건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할지 주목된다.

18대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을 받은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오른쪽)씨가 지난 1월25일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변호인과 함께 경찰서를 나서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빠진 ‘반쪽짜리 수사’


18일 경찰은 국정원 직원 등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로 “(게시글 등이) 구체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글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면밀하게 법리검토를 거쳐 내린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정원 직원이 대선 기간에 글을 올렸는데도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데다 관련자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부실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사건을 검찰로 넘기면서 “선거법 공소시효(6월19일)가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지만 선거법 위반과 무관하게 공소시효만을 고려, 민감한 ‘문제’를 검찰에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게다가 국정원 심리정보국장 A씨에 대해서는 뒤늦게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봐주기 수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A국장을 조사해 게시글 작성 등을 지시한 정황이 나오느냐에 따라 국정원의 조직적인 활동 여부가 가려지기에 A국장 수사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결과 발표 1주일 전쯤 A국장에게 서면 등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출석을 요구했다가 불응하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정원 직원이 추가로 입건되면서 A국장에게 출석 요구를 해야겠다고 판단했다”며 “수사 마무리 단계가 아니라 강제 소환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광석 수서경찰서장이 18일 지난해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국정원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매머드급 특별수사팀 꾸려


검찰이 이날 경찰 수사 결과 발표를 기다렸다는 듯이 특별수사팀을 꾸려 본격 수사에 돌입한 것은 대선 기간 벌어진 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가 6월19일로 만료되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수사가 상당히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특별수사팀에 고검 검사급인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과 박형철 공공형사수사부장 외에도 평검사 6명과 수사관 10명이 투입된다는 점도 주목된다.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의미뿐 아니라 사건의 규모가 예상보다 방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일단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은 사실상 국정원 최고위층이 그동안 조직적으로 국내 정치에 개입했는지가 핵심인 만큼 원 전 원장 조사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관측이다. 이 과정에서 원 전 원장 소환과 국정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검찰이 사실상 공개수사를 선언할 정도로 이번 수사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관심사다. 내부 개혁 문제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검찰이 그동안의 상황을 뒤집을 만한 반전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포석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 등을 고려할 때 검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는 전 정권 인물을 겨냥한 대대적 사정 수사로 번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김준모·오현태 기자 jmki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