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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떨어진 성직자 위상 회복 ‘발등의 불’

입력 : 2013-02-12 22:15:47 수정 : 2013-02-12 22: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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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황에 넘겨질 과제 11일(현지시간) 퇴위를 발표한 베네딕토 16세를 이어 누가 차기 교황에 되든 그의 앞에는 적지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 시대 변화에 따라 남녀평등, 인권 문제 등에 대한 사람들 인식이 달라지면서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가톨릭 교회도 외부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차기 교황은 우선 교회 내부 조직을 단속하고 잇단 성직자 성추문 등으로 바닥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2009년과 2010년 아일랜드와 미국에서 조사된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 수백명이 가톨릭 성직자에 성적 학대를 당했다. 지난해 초에는 성직자 뇌물 수수 등 교황청 비리가 담긴 문서가 유출되는 ‘바티리크스(바티칸과 위키리크스 합성어)’ 스캔들로 곤욕을 치렀다. 이 때문에 신규 성직자와 신도 수가 급감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새 교황의 최우선 과제는 가톨릭교회가 복음전도자로서의 역할로 되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성 사제서품과 신부 독신제 폐지도 뜨거운 감자다. 가톨릭은 예수가 남성 제자들만 선택했기 때문에 교회법으로 여성 사제를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미국 등을 중심으로 당시 예수의 선택은 사회 관습에 따른 것이어서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부 독신제는 로마가톨릭이 결혼한 성공회 사제의 개종을 허용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가톨릭교회 내에서의 여성 역할 확대를 주장하는 ‘여성사제서품회의(WOC)’와 오스트리아 시민단체 ‘위아 처치’는 성명을 내고 “새 교황은 성차별, 배타주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톨릭은 전통적 가족의 구조를 파괴한다는 이유로 동성결혼에 반대하고 있지만 최근 가톨릭 국가인 프랑스, 가톨릭 문화 전통이 강한 남미에서 동성결혼 허용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어 차기 교황의 의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임기구 사용과 낙태 허용 요구, 무슬림의 가톨릭교회와 서구에 대한 반감 해소 등도 주요 쟁점으로 남아 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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