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선 "말실수로 오해의 소지"
"文, 1차보다 공격적" 긍정 평가
"朴·李 기싸움에 존재감은 가려"
판세 영향 놓고는 시각 엇갈려 대선 2차 TV토론 후 여야 대선후보 캠프의 ‘사후정산’이 분주하다. 겉으로는 자당 후보의 우세를 말하지만 유력 후보 간 박빙 판세에 후보의 표정, 발언 하나하나가 유권자들에게 미쳤을 득실을 저울질하는 모양새다. TV토론을 지켜 본 전문가들은 특정 후보의 우위를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공약의 신뢰도 제고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1차 토론에 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점을 평가했다.
뭘 보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차 TV토론에 앞서 자리에 앉아 가방을 만지는 모습을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오른쪽)가 유심히 보고 있다. 연합뉴스 |
문 후보는 1차 토론에 비해 박 후보를 향한 공세에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점수를 얻었다. 한국정치아카데미 김만흠 원장은 “지난 토론과 비교해 공약의 세부 내용을 바탕으로 공격을 주도했다”며 “문 후보 지지층 내부의 만족감이 높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실장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긍정적이었다. 골목상권 문제, 복지 분야에서 준비된 표현을 구사한 것도 눈에 띄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박 후보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기싸움에 묻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했다는 평가는 여전했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사임을 자부하는 문 후보 입장에서는 이번 토론이 좋은 기회였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며 “존재감 부족으로 열세의 판세에 변화를 줄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박 후보가 TV토론에서 반입이 금지된 아이패드로 ‘커닝’ 했는지를 놓고 하루종일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토론회장에서 박 후보가 무릎 위에 가방을 만지고 있는 모습을 이 후보가 눈여겨 보는 사진이 발단이었다. 온라인상에서 가방이 ‘아이패드 윈도우백’으로 박 후보가 ‘커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문 후보 측 허영일 부대변인이 논평에서 “유포되는 사진을 보면 박 후보가 무릎 위에 ‘아이패드 윈도우 백’을 올려 놓고 있는 것이 찍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 측 박선규 대변인은 “박 후보는 아이패드 윈도우백이 아니라 서류가방을 가져갔을 뿐”이라며 ‘커닝’ 의혹을 일축했다. 문 후보측은 “토론회장에 가방을 가져간 것 자체가 토론규칙 위반”이라고 물러서지 않았고, 박 후보측은 “허위사실 유포로 관련자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맞섰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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