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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서 떨어진 이성진 결승전 직전 보배 찾아
“함께 못해줘 미안하다” 따뜻한 격려가 큰 힘
2012런던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 결승전.

막판까지 알 수 없는 피 말리는 승부가 이어졌다. 연장 슛오프까지 가는 대접전이었다. 단 한 발로 승자를 결정하는 상황. 기보배(광주광역시청)는 8점을 쐈고 이어 아이다 로만(멕시코)도 같은 8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보배가 쏜 화살이 중심에 조금 더 가까웠다. 기보배가 2일 밤(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대회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간발의 차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양궁의 대들보 기보배가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 지은 뒤 관중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런던=올림픽 사진공동취재단
메달리스트 시상식이 끝난 뒤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기자회견장을 찾은 기보배는 인터뷰가 시작된 뒤 조금씩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특히 팀 동료이자 언니들인 이성진(전북도청)과 최현주(창원시청)의 이야기가 나올 때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결승전을 앞두고 이성진이 기보배를 찾았다. 이성진은 8강전에서 멕시코의 마리아나 아비티아에게 세트스코어 2-6으로 졌다. 경기 전 뜻밖의 선배의 방문을 받은 기보배는 미안한 감정부터 앞섰다. 자신만 홀로 결승전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이성진은 기보배를 향해 “보배야, 함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격려했다. 기보배는 ”언니, 자신 있어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언니의 따뜻한 격려는 기보배에게 큰힘이 됐다. 기보배는 결승전 사대에서 ‘내가 언니들 몫까지 해내겠다’고 거듭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다. 기보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결승전을 앞두고 성진 언니가 얼굴에 눈물자국도 보였고, 8강전에서 패해 속이 많이 상했을 텐데도 내게 격려를 했다. 언니의 격려가 내게 큰힘이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접전 끝에 기보배가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장내 아나운서는 “새로운 올림픽 챔피언이 탄생했다”고 했다.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는 법. 기보배는 이성진과 최현주에게 달려갔다. 세 여궁사는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런던=정세영 스포츠월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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