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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배 연습량·체계적 지도 ‘합작품’

한국 양궁이 세계를 제패하는 비결은 뭘까.

외신은 한국 여자양궁의 성공 비결을 김치와 젓가락에서 찾았다. 손 감각이 세밀하고 뛰어나다는 것이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젓가락을 쓰기는 하지만 다른 나라들이 두꺼운 나무젓가락을 쓰는 것과 달리 한국은 미끄러워 쓰기 힘든 가느다란 쇠 젓가락을 쓰기 때문에 손 기술이 발달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보다는 한국 특유의 지도 방식과 노하우, 치열한 내부 경쟁의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서양 대부분의 국가가 실용적인 훈련을 중시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튼튼한 기초를 쌓는데 주력한다. 1988년부터 1996년까지 우리나라 양궁 대표팀을 맡았던 이기식 감독은 이후 미국 감독을 맡아, 6개월간 활 쏘기가 아닌 팔을 드는 방법만 가르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양궁팀의 코치 돈 라브스카는 “한국식 양궁은 마치 무술을 보는 듯하다”며 “한국은 그런 방식으로 양궁 훈련을 하는 유일한 국가였지만 지금은 많은 나라가 이 방식을 따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야구장, 경륜장에서 활을 쏘고 담력을 키우기 위해 번지점프나 최전방 철책 근무, 해군 UDT 훈련등 극기훈련을 체험하기도 한다.

내부 경쟁도 치열하다. 한국 양궁 선수들은 2회 연속으로 올림픽무대에 출전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매년 선수를 새로 선발하고 이 중 평가전을 통해 올림픽 출전 선수를 다시 뽑기 때문이다. 한 해를 못 넘기고 대표선수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올림픽 대표가 되기 위해 선수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훈련에 나선다. 외국선수들은 대체로 하루 100발 쏘는데 비해 한국 선수들은 많게는 500발 이상 발사할 정도다. 한국에서 양궁 국가대표가 되는 게 금메달을 따기보다 더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국가대표라도 국내 대회에선 노메달로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세계양궁연맹(FITA)은 세계 최강의 한국 양궁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세트제 도입 등 올림픽 경기 방법과 룰을 수없이 바꿨으나 무위에 그치고 있다.

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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