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빚더미’ 스페인·伊… 누가 ‘희망의 슛’ 쏠까

입력 : 2012-06-29 18:48:08 수정 : 2012-06-29 22:56:0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2일 유로 2012 결승서 운명의 격돌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닮은 데가 많다. 유럽의 경제대국, 재정난, 실업사태…. 닮은 꼴인 두 나라는 유럽 최강의 축구지존이라는 점도 빼닮았다. ‘절망의 그림자’가 엄습하고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는 축구는 곧 희망의 메시지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까.

지난 9일 우크라이나와 폴란드에서 각각 개막해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2012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총상금 1억9600만유로·2800억원)는 이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결승전만을 남겨 놓았다. 결승전은 오는 7월2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각)에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는 지구촌 최대의 축구 이벤트다. 게임을 거듭할수록 열기를 더해가는 유로 2012는 경기 결과보다 스포츠 이상으로 정치·경제적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상황이 좀 다른 독일,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가 모두 4강에 올라 자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은 8강에서 최대 채무국 그리스를 4-2로 꺾었지만 29일 준결승전에서 채무국 이탈리아에게 1-2로 덜미를 잡혔다. 이런 상황과 반대로 결승 진출이 좌절된 독일의 국채 금리는 하락했지만 결승에 오른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유로 2012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결승 진출은 의미가 크다. 이 두 나라는 현재 젊은층 대다수가 일자리 없이 떠돌고 구제금융 속에서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민들은 ‘축구라도 이기자’며 나라 전체가 난리다. 양국 국민들은 자국 선수들이 골을 넣으면 천국을 경험하고, 골을 내주면 지옥으로 떨어지는 심정을 갖고 축구를 관전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이탈리아가 독일을 꺾고 결승에 진출하는 순간 수많은 이탈리아 국민들이 로마 등 도심으로 쏟아져 나와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고, 이탈리아 국민들은 1969년 대회 우승 이후 44년 만에 기적이 재현될 수 있다는 희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당시 골프치는 박세리와 역투하는 박찬호의 모습을 통해 큰 위로를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지난 9일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구제금융 신청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폴란드로 날아가 축구경기장을 찾았다. 단순히 축구에 대한 애정만으로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스페인은 8강전에서 ‘앙숙’ 프랑스를 2-0으로 꺾었다. 스페인은 이로써 유로 2008 우승, 2010 남아공월드컵 우승에 이어 메이저대회 3연패의 위업에 도전하게 됐다. 축구사에선 엄청난 일이다. 이탈리아는 8강에서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잉글랜드를, 4강에서는 독일을 2-1로 눌렀다.

현재 유럽 국민들은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집단적인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그런 국민들에게는 더욱 축구가 주는 위로와 자신감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높은 긴축정책, 높은 실업률, 구제금융을 받는 부끄러운 현실에 괴로워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축구는 또다른 메시지를 주고 있다. 그런 유럽 국가 중 결승전에 오른 스페인과 이탈리아. 이 두 나라 국민들은 단순히 우승상금 2350만유로(340억원)의 주인공이 아니라 ‘우리는 유럽의 최정상’이라는 자부심을 통해 경제위기를 돌파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국가가 되고 싶어한다. 지구촌이 관심있게 지켜보는 이유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1 2 09 6 저작자 표시 + 변경금지 N 20120629022861 ‘폭탄’ 발로텔리 대폭발…‘인종차별 딛고 영웅으로’ 20120629180339 20120629234546 20120629193351 멀티골로 이탈리아의 승리를 이끈 마리오 발로텔리는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관중석의 어머니를 향해 달려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그는 “어머니가 경기장에 오신 뒤부터 행복하게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의 두 골은 어머니를 위한 것”이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발로텔리는 29일(한국시간) 열린 독일과의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준결승전에서 전반에만 2골을 터뜨리며 이탈리아의 2-1 승리의 주역이 됐다.1990년 이탈리아 팔레르모에서 가나 출신의 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발로텔리는 1992년 프란시스코 발로텔리와 실비오 발로텔리 부부에게 입양됐다. 새로운 삶을 시작한 발로텔리는 축구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세리에 C1(3부리그)의 AC 루메자네 유소년 팀에 있었다. 그러던 중 15세 때 월터 살비오니 감독의 눈에 띄어 루메자네에 입단, 프로 무대에 들어섰다. 그 와중에도 실력을 꾸준히 인정받던 발로텔리는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던 2010년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고, 이번 유로 2012 합류에도 성공했다.발로텔리는 4강에서 2골을 추가해 득점 레이스에서도 공동 선두(3골)로 올라섰다.김준영 기자 20120629022862 아주리군단, 전차군단보다 강했다 20120629180339 20120629234617 20120629193242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에서 ‘전차 군단’ 독일을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이탈리아는 29일(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대회 준결승전에서 2-1로 이겼다.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가 전반 20분과 36분 두 골을 몰아넣었다.1968년 대회 우승 이후 4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이탈리아는 오는 7월 2일 오전 3시45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에서 맞붙었던 스페인과 다시 만나 우승컵을 다툰다. 반면 이번 대회에서 전승으로 1996년 이후 12년 만의 우승을 꿈꿨던 독일은 2006년 독일월드컵 준결승 등 주요 대회에서 번번이 이탈리아에 막혔던 악몽에 거듭 시달리며 주저앉았다.경기 초반에는 독일이 사미 케티라와 토니 크로스의 연속 슈팅으로 주도권을 잡는 듯했다. 하지만 안토니오 카사노와 발로텔리를 앞세운 이탈리아가 공격 기회를 엿보며 조금씩 흐름을 돌렸고 곧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20분 카사노가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골지역 정면에서 발로텔리가 정확하게 헤딩으로 연결, 선취골을 뽑아냈다. 독일은 전반 27분 메수트 외칠의 왼발 슈팅, 전반 25분 케디라의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분위기 전환을 노렸지만 여의치 않았다. 독일이 주춤한 사이 이탈리아의 매서운 역습이 다시 한번 빛났다. 전반 36분 리카르도 몬톨리보가 후방에서 길게 올린 패스가 독일의 최종 수비라인에 서 있던 필리프 람의 키를 넘겨 발로텔리에게 연결됐다. 발로텔리는 일대일 상황을 놓치지 않고 오른발 대포알 슈팅을 때려 두 번째골을 뽑고 포효했다. 전반에 두 골이나 내준 독일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고메스와 루카스 포돌스키 대신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마르코 로이스를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후반 17분 로이스의 프리킥 슈팅이 부폰 골키퍼의 손에 막히는 등 이탈리아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탈리아가 후반 30분 마르키시오의 오른발 슈팅, 후반 37분에는 발로텔리 대신 투입된 디나탈레의 슈팅 등으로 끊임없이 독일 문전을 위협했다. 독일은 후반 47분 이탈리아 수비수 페데리코 발자레티의 핸드볼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메수트 외칠이 성공시켰지만 거기까지였다. 김준영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